사진=이민우[기자회견을 진행 중이다]
사진=이민우[기자회견을 진행 중이다]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이 6월 18일 폐막했다.

서울국제도서전 폐막식을 앞두고 문화예술계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국가범죄 실행자'인 소설가 오정희의 '2023 서울국제도서전' 홍보대사 자진 사퇴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역시 개최했다.

시작과 끝을 모두 "오정희 사태"에 대한 문화예술계의 기자회견으로 기록하게 된 것이다.

이번 회견에 참석한 단체는 문화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문화예술스포츠위원회, 블랙리스트 이후, 영화계 블랙리스트 문제해결을 모색하는 모임, 우리만화연대,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한국민예총, 한국작가회의 등이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국가범죄 실행자'인 오정희 소설가는 2023 서울국제도서전의 폐막을 이틀 앞두고 홍보대사에서 자진 사퇴하였다.  

이 발표는 지난 14일 서울국제도서전 개막식에서 항의 방문했던 작가와 예술가들이 경호원들에 의해 폭력적으로 행사장 밖으로 내쫓기는 사건 이후 나왔다. 이들은 오정희 작가의 홍보대사 위촉에 반대하는 의사를 밝히기 위해 행사에 참석했다.

 

하지만 당시 개막식에 참석한 김건희 여사의 경호원들이 이들을 무력으로 제압하여 끌어내며 논란이 되었다. 또한 다수의 문학기자들의 개막식 취재를 막아 표현의 자유와 검열 논란 역시 생겼다. 

문화예술계에서는 이 이슈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는 하나의 지표였을 뿐 그간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던 문제들이 재조명 된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이원재 문화연대 상임집행위원장은 이번 사태가 문제를 회피하기 위한 일종의 연막이라고 비판했다.

오정희 소설가는 2018년에도 블랙리스트 국가범죄 실행자로 논란이 일어났을 때, 국립한국문학관 위원직을 자진 사퇴했으나, 그동안 어떠한 반성과 사과도 언급한 바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번 역시 자진 사퇴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꼬집었다.  

사진= 이민우 기자 [오정희 작가 홍보판이 제거된 상태]
사진= 이민우 기자 [오정희 작가 홍보판이 제거된 상태]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비판 역시 이어졌다. 오정희 사태가 터지자,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한출판문화협회를 압박해 이번 사태가 문체부와 무관하다는 입장문을 발표하게 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것 이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논란 당일 발표한 입장문의 대부분이 이번 오정희사태가 문화체육관광부와 상관이 없다고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문화예술계는 대통령 영부인 의전까지 진행했던 문체부가 이제 와서 ‘후원’ 뒤에 숨으려는 것은 너무 비겁하고 초라하다고 지적했다.

문화예술계에서는 박보균 문체부 장관이 "오정희 사태"와 관련하여 문체부 내의 책임자 처벌 및 블랙리스트 국가범죄 가해자 옹호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외쳤다.

대한출판문화협회(회장 윤철호)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대화와 비판에 귀 기울이지 않고 블랙리스트 국가범죄 실행자를 옹호했다는 점에서 반성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대한출판문화협회가 마지막까지 오정희 소설가의 대리인을 자처하면서 이 문제를 회피하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한때 블랙리스트 문제에 앞장섰던 대한출판문화협회의 행보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통령경호처에 대한 요청도 있었다. 김용현 대통령경호처장에게 2023 서울국제도서전 개막식에서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과잉 경호와 폭력 행사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는 요구사항이 제시되기도 했다. 또한 언론인의 취재를 막은 것에 대한 사과와 재발요청도 있었다.

사진= 이민우기자 [민변 김상현 변호사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이민우기자 [민변 김상현 변호사가 발표를 하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김상현 변호사는 대통령 경호법에서는 경호구역을 지정하더라도 경호 목적 달성을 위한 최소한의 범위로 한정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문화예술인들이 당시 대통령 경호처로부터 이동을 제지당한 곳은 행사장 관람자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일반 부스들이 설치되어 있던 장소였기에 필요 최소한의 범위의 경호구역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는 것이다. 대통령 경호처의 위와 같은 부정당한 경호 업무 행위에 대해서 현재 법률 대응을 검토 중에 있음을 밝혔다. 

사진=뉴스페이퍼 [기자회견을 한 정보라 작가]
사진=뉴스페이퍼 [기자회견을 한 정보라 작가]

 

정보라 작가는 대한출판문화협회와 문화체육관광부는 더 이상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구조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고 구체적인 대응 방법을 제시할 것을 요청했다.

기자회견에서는 문화연대는 오정희 소설가의 공개 사과와 대한민국예술원에서의 자진 탈퇴(오정희 작가는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으로 다달이 예술원으로 부터 혜택과 돈을 받고 있다[관련기사]), 문화체육관광부의 책임자 처벌 및 대책 마련, 대한출판문화협회의 진상조사 및 책임자 처벌, 대통령경호처의 공개 사과 및 책임자 처벌 등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내내 연대와 응원을 보낸 시민과 예술인 특히 서울국제도서전에 참여했던 참가자와 독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냈다. 문학계 권력은 스스로 자정이나 반성이 없었다며 연대의 힘에 대한 감사를 보낸 것.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이기에 많은 이들의 축제의 장이 되었어야 할 장소는 이제 검열과 블랙리스트의 상징이 되었다.

대한출판문화협회와 문체부 경호처 모두 이번 오정희 사태에 대한 사과와 책임 소재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다.

기자회견이 끝난 이후 이들은 자리에 남아 토론회를 진행했다. 토론회에서는 예술계 내부의 자성의 목소리, 검열에 대한 입장, 추후 법적대응, 깊이 있는 추가 토론회등의 논의가 이루어졌다.

사진= 이민우, [코엑스 동문 앞에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이민우, [코엑스 동문 앞에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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