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과 교감할 수 있는 '골목'을 되돌아보다
“도서관을 통해 이웃과 교감할 수 있었으면”  

정명섭 작가가 서강도서관에서 강연에 임하고 있다. [사진촬영=박민호 기자]
정명섭 작가가 서강도서관에서 강연에 임하고 있다. [사진촬영=박민호 기자]

지난 19일, 서울특별시 마포구에 소재한 서강도서관 3층 세미나실에서 소설가 정명섭 작가의 강연이 열렸다.

<기록하는 즐거움, 골목의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날의 강연에서는 서울 서순라길, 피맛골, 동묘 일대, 경의선 책거리 등 서울 구석구석 깔린 골목길과 그 역사, 이름의 유래 등이 2시간여에 걸쳐 소개되었다. 

미스터리 소설가이면서도 역사와 인문학에 관심을 가져온 정명섭 작가는, 「오래된 서울을 그리다」(2020), 「골목의 시간을 그리다」(2021)라는 책을 집필하는 등 골목길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가져왔다. 특히 「골목의 시간을 그리다」는 지난 2021년 ‘2020 서울도시인문학 선정도서’에 선정된 바 있다.

“골목길은 없어져야 하는 낡은 길이 아니라, 수백 년 사람들의 삶이 있고, 지금도 살아 있다”고 주장한 정명섭 작가는. “골목길을 통해 기록이 주는 즐거움과 삶의 의미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본 강연의 취지를 밝혔다. 

이 강연은 마포구립 서강도서관에서 진행하는 「골목인문:단지 느슨하게 연결되고픈 우리를 위하여」라는 문화 프로그램 중 하나로써,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사업의 일환이다.

[사진출처 =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홈페이지]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이란, 사회 구성원이 인문학을 통해 소통하고 공감하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취지로 2013년부터 진행해온 국고사업으로, 문화체육관광부의 주최로 사단법인 한국 도서관협회가 주관한다. 올해 10주년을 맞이하는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은 전국의 공공도서관과 대학도서관에서 진행되는데, 이는 지역 도서관을 인문학 대중화의 거점으로 발전시키고 나아가 독서문화의 장을 구축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

매년 사업에 참여해오며 작년에는 「K-마포」 라는 제목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한 바 있는 서강도서관은, 올해에는 「골목인문:단지 느슨하게 연결되고픈 우리를 위하여」라는 주제로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 프로그램의 테마를 '골목'으로 잡은 이유에 대해, 서강도서관 오승연 사서는 “지난해 참여해주신 구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동네와 골목'에 초점을 맞추어 프로젝트명을 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출처=서강도서관 홈페이지]

이웃들간의 물질적 거리는 가까워졌으나, 정서적 거리감은 여전히 멀다. 때문에 서강도서관은 참가자들이 도서관이라는 공공장소에서, 이웃들간의 공감을 통한 연대감을 느끼자는 취지로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 하지만 아직 코로나 시대가 끝나지 않았다는 판단 아래, 약간의 거리감을 유지하자는 뜻에서 ‘단지 느슨하게 연결되고픈 우리를 위하여’라는 부제를 붙였다고 한다.

「골목인문」 프로그램 은 정명섭 작가를 포함, 윤해서 작가 김혜나 시인 등 문학가뿐 아니라, 사회학 박사 김찬호 교수, 이윤서 더아트연구소장, 건축가 신승수 교수, 임희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민운기 스페이스 빔 대표 등, 사회 각계각층에서 연사를 초빙하여 매주마다 강연을 운영해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 지식공동체 ‘그믐’과의 협력으로 참가자들에게 에세이 집필 체험시간도 가지고 있으며, 김경숙 문화해설사와 함께 마포 일대의 문화재와 유적지를 돌아보는 탐방 프로그램 또한 예정되어 있다.

오승연 사서는 이 행사를 통해 ‘우리가 살고있는 공간’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나아가 이웃간의 유대감을 형성해 공동체적인 지향점을 함께 찾을 수 있길 바란다며 “서강도서관은 그것을 돕는 공간이 되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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