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6년, 미국 다트머스 대학에서 최초로 열린 인공지능(AI) 컨퍼런스 이후로 AI의 발전은 폭발적이었다. 이러한 발전은 슈퍼컴퓨터의 등장, 광케이블 인터넷, 그리고 데이터 혁신과 함께 더욱 가속화되었다.

한국의 만화와 웹툰 세계는 이러한 AI의 발전에서 큰 가능성을 봤다. 이미 몇몇 소규모 업체들은 AI를 활용하여 자동 채색 등의 기능을 실험하며 그 효과를 시험 중이다. 대표적으로 2021년, 네이버웹툰이 선보인 '웹툰 AI 페인터'는 30만 장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웹툰의 다양한 채색 스타일을 구현했다.

그러나, AI의 활용이 만화와 웹툰 창작에 미칠 영향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루머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의 〈신과 함께 돌아온 기사왕님〉이 AI를 통해 제작되었다는 주장이 퍼지면서 불매운동과 같은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해외의 AI 기업들 역시 웹툰 창작에 AI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관심을 가지며, 이에 따른 논란과 기대가 국내외에서 교차되고 있다.

만화와 웹툰 비평지 《지금, 만화》의 최신호에서는 이러한 AI와 웹툰의 관계를 깊게 탐구하며, AI가 웹툰 창작에 미칠 영향에 대해 깊게 분석한다. 그리고, 창작자와 독자 사이에서 AI 활용에 대한 불안과 기대, 그리고 현재까지의 실무 경험에 따른 실제 논란과 사례 등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웹툰에서의 AI 활용, 이것은 창작의 새로운 경계인가? 아니면 이미 시작된 불가피한 미래인가? 이러한 중요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전문가들, 창작자들, 그리고 독자들의 의견과 시각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 AI로 웹툰을 어디까지 그릴 수 있을까?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의 김태권 만화가는 실제로 웹챗GPT와 스테이블 디퓨전, 그리고 각종 앱과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신작을 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실제 컴퓨터 프로그램 툴로 작업한 소감으로 “그래도 웹툰 작가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비록 만화가라는 직업의 성격이 달라질지언정 웹툰 창작자는 여전히 손으로 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이다. 그 증거로 시사만화가 시간이 흘러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짚으며 확장된 온라인 공간 속에서 자신만의 개성과 독창성을 발휘하려고 끊임없는 노력하는 작가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을 알려준다. 웹툰의 명인이 될지, 아니면 웹툰 제작 기능공으로 남을지 좀 더 지켜보아야할 것이다.

● 독자들은 왜 AI 웹툰을 보이콧하는 걸까?

독자들이 AI로 만든 웹툰에 반감을 느끼는 이유는 첫째, 스튜디오 제작팀이 아닌 개인 작가들의 노력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여긴다는 것이다. 얼마든지 기계로 대체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개인 창작자들이 느끼는 직업적 불안감에 대한 공감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아직 기술적으로 완벽하지 못한 이미지 생성형 AI의 작화와 연출이 미숙한 점에 분노한다. 즉 독자의 귀한 시간과 돈을 소비한 콘텐츠가 공장에서 찍어낸 함량미달의 상품이 될지도 모른다는 비효용감이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이런 독자들의 심리적 메커니즘은 현재 웹툰 유료구매로 기대하는 독자들이 가진 소비자적 효용감과 예술적 가치와 재미를 느끼려는 관객들의 접근방식으로 움직인다고 보아야한다. 이런 심리를 충족시킬 수 있는 AI 창작 웹툰의 등장에 기대와 우려가 섞인 것도 이러한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 AI로 만든 웹툰은 재미있을까?

일본 유명 만화가 데즈카 오사무에서 따온 데즈카 2020 프로젝트는 작가의 화풍을 AI를 통해 재현해낸〈파이돈〉이라는 단편만화를 발표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에서 AI가 담당한 것은 ‘아이디어의 생성’일 뿐 실질적으로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것이 없다고 밝혔다. 그리고 세계 최초 이미지 생성 AI로 그린 풀컬러 만화로〈사이버펑크 모모타로〉가 등장했지만 생성된 이미지들이 개별적으로 매 칸마다 변화하는 단점을 보여준다.
웹툰은 개연성있는 이미지들이 연속적으로 연결됨으로써 스토리의 진행과 만화적 연출을 독자들에게 설득해야 한다. 그러나 칸 마다 다른 이미지가 연약한 인과관계로 이어진다면 독자들은 흥미를 잃고 만화보기를 멈출 것이다. 비록 기술적으로 이미지의 다량 생산이 가능할지라도 만화와 웹툰이 선보이는 글과 그림의 유의미한 배치와 연결이 없다면 독자들에게서 멀어질 것이다. 이 부분을 보완해야만 진정한 AI로 만든 웹툰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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