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의 조사에 따르면 도시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4,729만 명(91.9%)이며, 유럽연합 공동연구센터에 따르면 도시에 살고 있는 인구는 55억 명(76%)이다. 우리나라 사람은 10명 중 9명, 세계인으로 범위를 넓혀도 10명 중 7명은 도시에 산다는 거다. 도시는 우리가 사는 생태계 그 자체다. 

이런 도시, 특히 아시아의 도시를 문학으로 연결하는 특별한 행사가 마련됐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전당장 이강현)이 아시아문화주간(9.15~9.24.)을 맞아 ‘2023 아시아문학포럼’을 16일 ACC 국제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아시아 도시와 문학’ ‘젊은 작가들의 만남’을 주제로, 코로나 대유행이 도시적 삶의 틀을 변화시킨 시대, 아시아의 다양한 도시와 젊은 작가를 소개하고 연결한다.

먼저 1부에서는 문학적 성취를 이룬 아시아 인기 작가들이 ‘아시아 도시를 말하다’를 화두로 그들이 사는 타이완, 베트남, 도쿄, 싱가포르를 다양한 예술적 시각으로 ‘아시아 여러 도시’의 문학적 의미를 공유한다. 한국에서는 임철우 작가가 참여해 광주를 해석한다.

일본의 마쓰다 아오코는 작가 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데뷔작품 < Stackable >은 2013년에 미시마 유키오 상과 노마문학 신인상 후보에 올랐다. 2019년 <여자가 죽는다>라는 단편집을 RANTA 온라인에 출판하고, 미국 셜리 잭슨상 단편 부문 최종후보에 올랐다.

마쓰다 아오코 작가는 도시를 가부장제의 상징이라며 일본의 어떠한 도시에 가더라도 가부장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도 마찬가지라며, 도시가 가부장제 억압의 일종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대릴 치린 얌(Daryl Qilin Yam, 1991년생)은 싱가포르 출신의 작가 겸 편집자, 예술 기획자다. 2021년 출간된 중편소설 <샨티, 샨티, 샨티>로 2022년 싱가포르 문학상 최종후보에 올랐으며, 같은 해 출간한 <더 사랑스럽고, 더 외로운>은 2023년 국제 더블린 문학상 싱가포르 후보작으로 선정되었다. 얌은 ‘싱 리트 스테이션(Sing Lit Station)’이라는 문학 재단을 공동 창립했다.

싱가포르는 술과 담배가 비싼 나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지정된 흡연 구역을 제외하면 담배를 피울 수 없다. 이 때문에 심심하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작가로서 이를 낭만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얌은 전했다. 또한, 싱가포르에서는 문학 소비가 적어 문학 활동이 어렵다고도 덧붙였다.

레 꽝 짱 작가는 2021년부터 베트남 작가 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15세에 신문에 시를 발표하며 데뷔했고, 이후에도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그는 수상 경력도 뛰어나 2016년 베트남 문예 예술 협회상과 2017년 베트남 작가 협회의 ‘주간 반 예(Văn Nghệ Weekly)’ 주최 단편 소설 경쟁에서 수상하는 등 여러 상을 받았다. 현재 안장 대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레 꽝 짱 작가는 시골에서 태어나 전쟁의 상처를 여러번 받았다며, 이러한 경험을 통해 작가로서 깊이 있는 인간관계와 사회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탐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베트남 사회의 복잡성을 보여주고자 했다.

임철우는 1954년 전남 온도에서 태어나 전남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198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그는 소설집 『아버지의 땅』, 『그리운 남쪽』, 『달빛 일기』, 『연대기, 되물』과 장편소설 『붉은 산, 흰 새』, 『그 섬에 가고 싶다』, 『등대』, 『봄날』, 『백년여관』, 『돌담에 속삭이는』 등을 저술했다. 임 작가는 이상문학상, 대산문학상, 요산문학상, 단재상 등을 수상한 바 있으며, 현재 한신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임철우 작가에게 광주는 아직도 1980년 5월이다. 그때 스물여섯 살 대학 4학년이었던 그는 5.18을 기억하며 광주를 아직도 '트라우마', '거대한 폭풍', '짐승의 시간', '야만의 시간', '지옥의 시간'으로 표현한다.

대화가 이어지면서, 간토 대학살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시인 곽효환의 "광주의 민주화 운동과 같은 아픔이 일본에도 있냐?"는 질문에 마쓰다 아오코 작가는 관동대지진 당시 일어난 한국인 학살을 들었다며 일본인으로서 이러한 문제를 잊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도쿄에서 묻지마 살인이 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러한 상처들을 어떻게 기록해야 할지 고민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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