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부산에서 최초로 어린이전문서점을 개업한 책과아이들의 창립자 강정아 대표가 지난 1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58세. 강 대표는 2019년 9월 암으로 진단받고 투병 생활을 해왔다. 그는 지난해 자신이 운영해온 서점의 25년 역사를 담은 회고록 '서점은 내가 할게'(빨간집 출판)를 펴내며 생을 정리했다.

2001년 부산교육대학교 인근으로 자리를 옮긴 책과아이들은 강 대표와 그녀의 남편 김영수 공동 대표가 함께 이끌며 지역 사회의 사랑방이자 어린이와 책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강 대표는 단순히 서점을 운영하는 것을 넘어, 문화·예술·인문 활동을 통한 지역 사회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해왔다. 그녀의 남편인 김영수 공동 대표는 ‘전국동네책방네트워크’의 초대 회장을 맡으며 전국적인 동네책방 운동의 선봉에 섰다.

강 대표는 자신의 책 '서점은 내가 할게'에서 자신을 "잠잠이라 칭하며 수줍게 살아가지만, 자신의 일과 삶을 사랑하며 즐겁게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암과의 공존을 '동거'로 표현하며 삶의 마지막까지 긍정의 에너지를 발산했다. 특히 난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하는 사람, 내게 주어지는 삶을 거부 없이 신나게 사는 사람. 운도 좋다 라며 어린이전문서점과 함께한 삶을 정의했다. 

'책과아이들'은 1997년 양정의 작은 공간에서 시작해 이후 여러 차례 이전을 거쳐 현재의 연제구 거제동에 안착했다. 강 대표는 이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예술과 문화가 숨 쉬는 공간을 만들었다. 서점 개업 당시 강 대표는 “서점은 내가 할게”라고 말하며 시작한 이 모험은 한국 문화계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강 대표의 삶은 책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으며, 그녀가 남긴 책과아이들은 계속해서 지역 사회와 어린이 문학의 중심지로서 그 명맥을 이어갈 것이다. 그녀의 열정과 정신은 책과아이들이라는 공간을 통해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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