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국 박사의 ‘한방경제 - 변과 건강의 상관관계

잘 사는 게 뭐냐고 물으면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것이라고 선문답처럼 대답하는데 과연 잘 싼다는 것은 무얼까. 배설을 할 때 사람마다 습관이 다르고 섭취하는 종류와 환경에 따라 다양한 패턴이 존재한다.

중요한 건 모든 동물은 자기의 배설물을 확인하는 습성이 있는데 이는 영역의 표시와 생존본능, 그리고 몸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서다. 더럽다고 확인하지 않는 사람이 있지만 배설물을 확인하는 습관을 가지면 질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도 있다.

정상적인 대변의 색깔은 황금색으로 그 형태는 가래떡 모양에 아이스크림 형태를 띄고 있다. 직장암 환자인 경우 항문 근처의 종양으로 변이 눌려 떡판처럼 나온다. 아구찜•낙지전골 같은 매운 안주에 술을 먹고 나면 그 다음 날 대변색은 붉게 보인다. 이유 없이 붉게 나온다면 혈변으로 치질, 위나 장출혈을 의심해 볼 수 있다.

▲ 변을 보면 자신의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감기 몸살로 열에 시달리거나 무리한 산행을 한 이후에는 염소 똥처럼 단단하며 검은 변을 본다. 음식을 잘못 먹거나 상한 음식을 먹으면 설사를 하기도 한다. 변이 물 위에 둥둥 뜨는 경우는 지방분해가 안 돼서다. 간경화나 지방간, 만성간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처음에는 정상으로 나오다 나중에 물러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장이 나빠서가 아니라 정력이 약해서 그런 것으로 지사제止瀉劑 대신 신장 기능을 돋우는 약을 복용하면 개선된다.

체질적으로 소양인은 매일 아침 변을 보지 않으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으며 태음인은 하루에도 두서너 번씩 화장실을 들락거린다. 소음인은 3~4일, 심지어 일주일에 한번 가고도 불편해하지 않는다. 정상적인 소변색은 물처럼 투명하거나 옅은 맥주색이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색깔이 더 짙을 수도 있다. 피곤하면 소변이 탁해질 수 있고 고기•야채•우유• 치즈 등을 먹은 후에도 소변색이 탁해질 수 있다.

소변색이 붉다면 혈뇨를 의심해야 한다. 이는 콩팥이나 방광, 요도의 염증을 의미한다. 심한 운동 뒤나 과로로 심신이 피로할 때에도 나타난다. 소변의 냄새는 지린내이지만 음식에 따라 매운 냄새가 나거나 마늘을 먹고 나면 마늘 냄새가 난다. 하지만 소변에서 코가 찌르는 강한 암모니아 냄새가 날 경우 요로계통의 염증이나 세균감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거품이 지나치게 많은 경우는 단백뇨를 의심할 수 있다. 정상적인 하루 소변 량은 1.5L 정도인데 500mL 미만이거나 3L 보다 많으면 신장 이상으로 볼 수 있다. 자주 보는데 양이 많지 않은 빈뇨頻尿인 경우 세균에 의한 방광점막의 염증성 변화, 방광안의 이물적 존재, 결석, 종양 등이 원인일 수가 있다.

많은 사람이 단풍구경을 갈 때 휴게소에 들려 소변을 보면 맑은 오줌이 양도 많고 시원하게 나온다거나 시험이나 면접, 맞선을 앞두고 긴장해 화장실을 자주 들락거린 경험이 있다. 이를 동의보감에서는 “소변청장小便淸長은 한寒이요 소변단적小便短赤은 열熱이다”고 했다.

 
실로 우리 몸에서 나오는 배설물로 내부 장기의 상태를 알아내는 조상의 지혜에 머리 숙여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배설을 담당하는 부위는 우리 몸의 근육 중 수의근(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는 근육)에 해당하기 때문에 항문조이기운동과 방광괄약근운동을 꾸준히 한다면 치질이나 전립선질환의 치료와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된다.

☞ 용어설명
소변청장 : 소변이 맑게 나오고 오래 있다가 한번에 많이 누는 증상.
소변단적: 소변이 잦고 시원하지 않으며 붉은 색을 띠는 병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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