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사, 헬스&뷰티숍서 고전 이유

유통업계 절대강자 ‘신세계’가 한발 물러섰다.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른 헬스&뷰티숍 신사업에서다. 호언장담하며 시장에 진출했지만 업계의 평가는 냉랭하다. 신세계가 의외로 고전하자 헬스&뷰티숍 사업을 검토하던 기업들까지 주춤하고 있다. 헬스&뷰티숍이 ‘죽음의 늪’으로 돌변한 이유는 뭘까.

헬스&뷰티숍 후발주자가 주춤거리고 있다. 올해 야심만만하게 시장에 뛰어든 신세계 분스와 카페베네 디셈버24는 최근 들어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업 전개한 지 각각 7개월ㆍ3개월만이다.

헬스&뷰티숍은 유통업계 돌파구이자 신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자사 제품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의 의약품ㆍ화장품ㆍ식품판매가 가능해서다. 새로운 시장과 고객에 목마른 유통업계로선 매력적인 채널인 셈이다.

신세계 분스는 올해 5개의 매장을 열었다. 4월 신세계백화점 의정부점 1층에 330㎡(약 100평) 규모로 1호점을 오픈했다. 이후 강남점ㆍ마린시티점ㆍ명동점을 잇달아 문을 열었다. 올 8월 시장에 뛰어든 카페베네는 서울 강남역 인근에 디셈버24 1호점을 오픈했다. 10월엔 사당역점을 개장했다.

▲ 헬스&뷰티숍 시장에 뛰어든 후발주자 신세계 분스와 카페베네 디셈버24가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매장 확대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불투명한 콘셉트 등으로 '소문난 잔치에 불과하다'는 업계의 평이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 분스와 카페베네 디셉버24의 가세로 헬스&뷰티숍 시장은 활기가 돌았다. 이들 업체는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업계 1ㆍ2위인 CJ 올리브영ㆍ코오롱 W스토어와 후발주자간의 대결이 불가피해 보였다. 실제로 후발주자의 공세에 기존 업체는 긴장했다. 업계 1위인 CJ 올리브영은 대대적인 매장 확장으로 맞섰다. 연말까지 매장 400호점을 오픈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전국에 73개 점포를 운영 중인 GS 왓슨스는 독자적인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단독판매 상품과 PB상품으로 후발주자와 차별화를 강조했다.

선두업체의 맞대응이 시작되자 이번엔 후발주자가 꽁무니를 빼는 모양새다. 신세계 분스는 오는 12월 오픈 예정인 홍대점을 마지막으로 매장을 내지 않을 예정이다. 카페베네 디셈버24도 매장 계획을 원점에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부터 개시하려던 가맹사업자 계획을 내년 상반기로 미뤘다는 얘기도 들린다. 5호점까지 개장할 것으로 보였던 직영점도 오는 12월 3호점 홍대점 오픈이 마지막이 될 전망이다.

후발주자 업체가 의외로 고전하자 신규사업자의 눈치작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11월 14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어바웃미를 론칭한 삼양제넥스는 안테나숍(시범점포) 형태로 매장을 냈다. 헬스&뷰티숍의 사업성과 시장성을 테스트하기 위해서다. 대신 올해 매장 확대 계획은 없다.

 
후발주자의 헬스&뷰티숍 고전을 놓고 여러 분석이 나온다. 병렬적인 상품 진열이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헬스&뷰티숍은 모든 기업의 제품을 망라한다. 그러다 보니 헬스는 헬스대로 뷰티는 뷰티대로 상품이 나뉘어 제품 연결성이 떨어진다. 자연히 뷰티&헬스 토털 솔루션이 제대로 제공될 리 없다.

헬스&뷰티숍이 아직 소비자에게 친숙하지 않은 것도 이유다. 건강기능식품 시장도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식품과 의약품이 섞인 헬스&뷰티숍은 국내시장에서 시기상조라는 얘기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 첫해이지만 매장 확대에 일가견 있는 국내 유통기업의 파워를 감안하면 ‘소문난 잔치’에 그쳤다”고 말했다.
김건희 기자 kkh4792@thescoop.co.kr | @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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