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 노리는 우리銀, 뺏으려는 KBㆍ신한ㆍ농협ㆍ기업은행

자산 89조원의 국민주택기금 총괄수탁은행 자리를 놓고 시중은행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위탁수수료 수입이 크게 늘어나는데다 신규고객 유치, 브랜드가치 제고 등 잇점이 많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는 내년 3월 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앞으로 5년간 국민주택기금의 운용·관리업무를 맡을 주택기금 수탁은행을 입찰을 통해 재선정한다.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총괄수탁은행인 우리은행 외에 일반수탁은행인 신한ㆍ농협ㆍ하나ㆍ기업은행이 수탁은행 선정 경쟁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다. 여기에 20여년간 전담해온 국민주택기금 업무를 5년 전 우리은행에 내준 KB국민은행도 총괄수탁은행 선정을 목표로 입찰에 뛰어들어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총괄수탁은행이 되면 전세자금 대출, 청약저축통장, 국민주택채권 등 일반고객업무뿐 아니라 LH, SH 등 주택사업자에 대한 대출도 단독으로 취급할 수 있어 우량고객 확보 효과가 크다. 게다가 국민주택기금 총괄수탁은행 타이틀을 통한 마케팅효과와 신뢰도 향상도 꾀할 수 있어 경쟁이 뜨겁다.

국민은행은 국토해양부와 위탁수수료를 둘러싼 갈등을 겪으면서 2008년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수탁은행 자리를 되찾겠다는 각오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과 민병덕 국민은행장도 올해 초부터 임직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수차례 수탁은행 탈환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국민은행은 10월부터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입찰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5년간 총괄수탁은행 업무를 맡아온 우리은행의 수성의지도 강하다. 이미 총괄수탁은행 업무를 위해 전산시스템 확충에 수십억원대의 투자를 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전세자금 대출 수수료로만 160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기금 관련 상품으로 각종 대출, 예ㆍ적금 고객층도 넓혀왔다.

신한은행은 최근 5년 사이 전세자금 대출액의 성장률이 가장 높다는 점을 내세울 계획이다. 신한은행의 전세자금 대출액은 2008년 수탁은행 총 대출액의 9.1%였지만 올해 10월 기준 21%로 급성장했다. 청약저축통장 계좌 수는 301만좌로 현재 우리은행(370만좌)에 이어 2위다.

농협은행은 점포가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에 밀집된 다른 은행과는 달리 모든 시ㆍ군ㆍ구에 있다는 점을 내세워 서민들의 접근성과 편의성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심하용 기자 stone@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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