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전쟁4-전국시대」

 
화폐 전국시대의 도래, 새로운 화폐전쟁의 개막

화폐전쟁 시리즈는 2007년 출간되자마자 큰 화제를 불렀다. 세계 경제의 추이를 정확하게 예측했기 때문이다. 중국 내에서만 500만부 이상 팔려나가며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올해 가을, 화폐전쟁 시리즈의 완결편이 나왔다. 「화폐전쟁4-전국시대」다.

앞서 출간된 화폐전쟁 시리즈의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화폐전쟁 1권」은 주로 미국의 화폐 역사에 대해 중점적으로 분석했다. 「화폐전쟁 2권」은 유럽 금융의 변화 과정을 회고한 책이다. 「화폐전쟁 3권」에서는 관심의 초점을 100여 년에 걸친 아시아 지역의 화폐 변화와 국가의 흥망성쇠를 다뤘다.

이번 신작의 부제는 ‘전국시대’다. 기원전 5세기부터 기원전 221년 진나라가 중국을 통일하기까지, 중국의 7개 강대국이 치열하게 패권을 다투던 시대를 말한다. 이 책은 전국시대라는 부제가 암시하듯 기축통화를 둘러싼 화폐전쟁이 뼈대를 이룬다.

‘역사를 통해 미래를 예측한다’는 이 시리즈의 기반은 이번 신작에서도 달라지지 않았다. 미국이 영국의 금융 패권 지위를 빼앗기 위해 꾸민 계략, 미국의 화폐 전략가들이 달러화로 영국 파운드화를 꾸준히 잠식한 과정을 그렸다. 또 영국이 파운드화의 기축통화 ·결제통화 지위를 빼앗긴 다음 이른바 ‘제국특혜제’라는 기발한 수단으로 달러화에 반격을 가하는 과정도 소개한다.

이밖에 달러화와 마르크화, 달러화와 루블화 등 세계를 움직이는 강대국 화폐 간의 쫓고 쫓기는 암투극, 유럽단일화폐의 출범과 역사, 현재진행형인 유럽 채무위기, 전 세계로 확산되는 월스트리트 점령 운동 등 세계적 경제 현안과 잘 알려지지 않은 배후의 실상까지 낱낱이 공개한다. 저자가 그려나가는 화폐전쟁의 역사는 마치 한편의 금융 미스터리 영화를 보는 듯 흥미진진하다.

이 책은 단순히 역사의 소개로 끝나지 않고 있다. 역사의 끝은 2012년 현재, 그리고 미래로 이어진다. 세계 경제를 지탱하는 미국 경제는 다시 침체에 빠질까, 2012년 이후에도 미국의 국채 상한 증액 논란은 다시 불거질까, 유럽의 채무 위기는 전면적으로 본격화될 것인가 등 누구도 예측하기 힘든 질문에 대해 역사를 근거로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2012년 이후의 10년을 세계 강대국의 판도에 중대한 변화가 생기는 기간으로 본다. 위기와 도전으로 점철되는 기간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는다. 또한 지난 30년 동안 경제적 이익을 토대로 유지한 차이메리카의 공생 협력 관계가 향후 10년 안에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더 이상 특정 국가, 특정체제의 독주는 불가능하며 미국 ·유럽 ·아시아 중심으로 군웅들이 세력을 다투는 전국시대가 펼쳐진다는 것이다.

 
특히 그가 제시하는 중국이 나아갈 방향은 흥미롭다. 그는 아시아 각국이 서로 단결해 견고한 이익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아시아 단일 통화인 아시아달러 ‘야위안’을 출범해 아시아 경제 일체화를 실현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아시아 각국의 이익을 긴밀히 연결할 수 있는데다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둘러싼 분쟁의 씨앗도 완전히 제거할 수 있어서다.

화폐전쟁 시리즈의 예측들은 대부분 현실이 됐다. 이제 이 책이 역사에 충실한 세계 금융 예측서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21세기 우리는 이미 화폐 전국시대의 길목에 서있다.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다가올 ‘총성 없는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북 에디터 한마디
대한민국의 경제는 위기에 봉착해 있다. 가계부채는 1000조를 넘어섰고, 경제성장률은 3%대에 머무르고 있다. 과거 7~8%대의 높은 성장률을 이룩하던 전성기는 이제 지났다. 경제불황은 어디서 시작됐을까, 언제쯤 이 터널을 빠져나갈 수 있을까. 대외의존도가 110%가 넘어 미국발 금융위기와 유로존 재정위기에 직격탄을 맞는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미래를 예측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심하용 기자 stone@thescoop.co.kr | @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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