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Exhibition | ‘상상과 현실, 여러 얼굴을 가진 뱀’전

▲ 십이지뱀 그림.

십이지의 여섯번째 동물인 뱀은 불사不死와 재생再生의 상징이다. 현실세계에서 뱀은 위험하고 징그러운 동물이다. 사람들은 뱀을 경계하고 피하면서도 100년 묵으면 용이 돼 승천한다는 기묘하고 신비스런 존재로 여겼다. 계사년癸巳年 뱀띠해를 앞두고 상상과 현실 속에서 여러 모습으로 나타나는 변화무쌍한 동물인 뱀에 대해 살펴보는 전시가 마련됐다.

국립민속박물관이 12월 19일부터 내년 2월 25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여는 ‘상상과 현실, 여러 얼굴을 가진 뱀’전이다. 십이지 뱀 그림, 십이지 뱀 가면, 화조도, 뱀 집게, 해상명부도 8폭 병풍, 이삼만 작 ‘산광수색’ 등 40여점이 나온다.

전시는 ▲십이지신-뱀 ▲상상 속의 뱀 ▲현실 속의 뱀 ▲상상과 현실의 접합점-뱀신앙 등 상상세계와 현실세계에서 뱀의 다양한 모습을 민속 유물과 설화 애니메이션 콘텐트로 나눠 꾸민다.
조선 후기부터 민간에 크게 유행한 당사주 책에 뱀띠는 ‘용모가 단정하고 학업과 예능에 능하며 문무를 겸비했다’고 쓰여 있다. 뱀은 다른 십이지 동물에 뒤지지 않는 대접을 받고 있었으며 인간이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운명을 같이하는 친숙한 존재였다.

그러나 둘로 갈라져 날름거리는 혀, 징그러운 비늘로 덮인 몸 등은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준다. 뱀의 치명적인 맹독은 사람들에게 뱀을 피하는 수단을 취하도록 했다. 현실 세계에서 뱀은 항상 조심해야 하고 피해야 하는 징그럽고 거북한 존재이지만 노쇠한 몸에 원기를 가져다주는 신비한 명약이기도 했다.

현실 속 뱀의 부정적인 인상에도 상상 세계는 뱀의 주 무대이자 그 무대의 주인공이다. 십이지 동물 가운데 뱀처럼 상상의 세계에서 많은 이야기를 가진 동물도 없다. 설화 속에서 뱀은 은혜를 갚는 선한 존재, 복수의 화신, 탐욕스런 절대악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저승 세계에서는 악인을 응징하는 절대자로 나타나며 악한 사람은 뱀이 돼 다시 태어나기도 한다.

▲ 해상명부도 속의 뱀.


사람들은 뱀을 재산을 지켜주는 집안의 업신으로 생각하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제주도는 다른 지방에 비해 뱀 신앙이 매우 강했다. 조선 중기 문신 김정이 남긴 ‘제주풍토록’에 의하면 제주도에서 뱀은 이 시기에 이미 신으로 추앙받았다.
정리 | 박용선 기자 brave11@thescoop.co.kr | @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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