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펀드 투자자를 위한 조언

 펀드의 연간 수익률 100%를 웃돌며 투자 붐이 일어나자 가지고 있던 쌈짓돈 5000만원을 차이나펀드에 묻었던 50대 초반의 C씨. 하지만 높은 수익률의 기쁨은 잠시, 펀드 수익률은 꾸준히 떨어져 이제는 원금 회복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C씨는 갑갑하고 초조하다.

오랫동안 논란이 돼 온 문제가 있다. 차이나펀드의 원금 회복이 가능할까. 가능하다면 언제쯤일까. 필자가 강의 도중 가장 많이 받는 질문도 ‘손해보고 있는 중국펀드를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손해를 보고 나와야 하는지, 아니면 지금까지 기다린 것처럼 좀 더 기다려야 하는지 알려달라는 거다. 애초에 좀 더 기다려 보겠다고 마음먹었던 투자자들을 흔들리게 한 것은 아시아펀드다.

중국펀드는 여전히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동남아가 뜨고 있다. 국내펀드의 수익률은 정기예금 금리와 비교해 투자자를 그다지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반면 아시아펀드는 연초 이후 10%가 넘는 수익률을 내고 있다. 유혹을 느낄 만하다.

유로존 재정위기 이후 마땅한 투자처가 없었던 사람들에게 이런 수익률은 눈길을 끌었다. 인도네시아와 인도를 중심으로 아시아 주식시장이 상승하면서 나타난 이런 현상은 펀드시장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동안 펀드로 많은 돈을 끌어들인 유럽•남미•중국에 대한 실망으로 인해 얼마 전까지 펀드에 투자된 자금은 상당 부분 유출됐다. 아시아펀드도 예외는 아니었다. 연초부터 2조원 이상의 자금이 아시아펀드에서 환매됐다는 사실이 그 증거다. 물론 실현 수익률을 보고 나간 자금도 있지만 기다림에 지쳐 나간 자금도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급하게 돈 쓸 일이 생겼다거나 기다리다 지쳐 자금을 뺀 투자자의 입장이라면 최근의 수익률은 얄미울 정도다. 지난 2년간 아시아펀드의 수익률이 부진했던 것에 비하면 최근 6개월의 수익률은 전혀 다른 결과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차이나펀드 수익률을 살펴보면 예사롭지 않다. 아시아펀드와 유사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그 원인을 ‘시진핑 이후 경기부양의 기대감’에서 찾을 수도 있지만 2013년을 주도할 시장은 중국과 동남아시장일 것이라는 세계적인 애널리스트들의 예상도 한몫했다.

다만 차이나펀드가 10%의 수익률을 내고 있어도 성에 차지 않는 것은 과거 100% 수익률에 대한 기대 때문이 아닐까 한다. 대국이라서 더딘 것도 있을 테지만 중국은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시장구도가 대부분 그렇지만 결국 중국과 아시아는 따로 떨어져 생각할 수 없는 상관관계가 있다. 중국과 인도의 기지개는 아시아경제는 물론 세계경제를 움직일 정도로 크고, 현재 세계경제 흐름을 볼 때 내년을 주도하기에도 충분하다. 이제 차이나펀드와 아시아펀드가 무관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둘 다 포함하는 균형적인 포트폴리오를 짜고 기다려보자. 내년 중반 즈음에는 가시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해외펀드는 그토록 몰입할 만한 투자대상이 아니다. 한국이 가진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해 투자대상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해외펀드를 바라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유로운 자금으로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30%를 넘지 않는 선에서 투자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이 원칙을 잊지 않는 투자자라면 아마도 적정한 시간의 기다림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열쇠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조경만 금융컨설턴트(엉클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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