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 선관위와 시민단체가 정책선거를 강조했지만 이번 대선 역시 세력간 힘겨루기로 끝났다. 김윤철 교수는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선거문화를 하루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18대 대선이 끝났다. 사실 쭉정이 같은 선거였다. 정책은 실종되고 세력싸움만 가득했기 때문이다. 대선은 끝났지만 남은 것은 분열뿐이다.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대통령 당선인의 새로운 과제가 됐을 정도다. 언제까지 이래야 할까.

보수와 진보세력 양자대결로 전개된 18대 대통령 선거가 막을 내렸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돼 헌정 사상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을 선출했다는 역사적 의미를 남겼다. 그러나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의 과정은 그리 매끄럽지 않은 불협화음의 연속이었다.

한국사회의 정치문화와 선거문화가 진일보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들을 보완하고 바꿔나가야 할까.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와 이야기를 나눴다.

✚ 18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이번 대선의 특징적 면모는 무엇인가.
“우선 보수와 진보의 양강구도가 만들어지면서 정치의 다양성이라든지 그 내용들이 펼쳐지기보다는 조직이나 세력동원의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 선거였다. 후보자간 토론이나 그들이 내세우는 정치·경제·사회·복지 등의 정책비교는 실종된 선거였다.”

✚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공식적인 법정 토론 이외에 국민이 기대했던 후보자간 토론을 찾아볼 수 없는 선거였다. 그 원인은 너무 제도적·법적으로 후보자간 토론이나 횟수 등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국민의 요구를 후보자간 합의로 거절할 수 있는 게 문제다.”

✚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서 그간 정책선거를 위해 다양한 제안을 해오지 않았나.
“무엇보다 후보자들의 정책 투명성과 구체성을 끌어내기 위해 예산계획까지 담은 정책을 내놓도록 제안했다. 또 후보들의 정책을 비교할 수 있도록 토론을 활성화하자고 강조했다. 특히 네거티브나 조직동원을 하기보다는 정책에 의한 선거를 강조해왔다.”

✚ 중앙선관위가 주최하는 세 차례의 TV토론만 국민이 볼 수 있었다. TV토론 진행방식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시간이나 발언의 횟수 등을 제안하는 등 너무 형식적이었고, 후보자간 정책적 변별성을 살피기엔 부족했다. 후보자들의 정책적 내용을 검증하기 위해 열리는 토론이었지만, 상대방 후보에 대한 정치적 공방만 화제가 됐다. 국민에게 정치에 대한 혐오를 주고 정치참여에 대한 의지를 꺾는 토론이 되지 않았는가 생각한다.”

✚ 야권에서 제기한 투표시간 연장 문제는 어떻게 봐야 하는가.
“우리 헌법이 투표시간을 선거일 당일로 규정하고 있다. 투표를 많이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맞다. 정치세력간 흥정할 문제가 아니다.”

국민 참여 의지 꺾고 혐오 키워

✚ 선거문화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현행 선거법이나 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관리 방식 등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하나.
“전반적으로 너무 제한된 선거관리 방식이다. 여론조사 공표를 일주일 전으로 제한해 국민이 판단을 내리는 데 필요한 하나의 기준을 막아버렸다. 또한 비용절감을 이유로 후보가 국민과 직접 대면하고, 그런 대면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토론들, 정책의 수렴과 변화, 보완 가능성 등을 봉쇄해 버렸다. 이 모든 걸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 한국의 선거문화, 발전하고 있다고 보는가.
“큰 방향에서는 발전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국민이 직접 참여하고 토론하는 선거문화로 변해야 한다. 후보자의 선거에서 유권자 중심의 선거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권자의 의견이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이희환 기자 lhh400@itvfm.co.kr | @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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