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난희의 Let's make money | 2013 주식시장 변수

 

▲ 올 한해 국내증시는 글로벌 리스크의 발생과 해소에 따라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했다.


국내 증시는 글로벌 변수에 따라 좌우된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불어닥친 2012년에도 그랬다. 2013년엔 더 무서운 변수가 있다. 새 정부가 제시한 ‘5년 청사진’이다.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 따라 국내 증시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가장 주목되는 종목은 ‘줄기바이오’다.

다사다난했던 한해가 마무리되는 시점이다. 올 한해 세계 주식시장에는 많은 일이 일어났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시는 미국·유럽·중국시장에 따라 1년 내내 출렁였다. 2010년 불거진 그리스 재정위기는 수년이 넘도록 터널에 갇혀 있다. 그리스 재정위기가 디폴트로 이어질 경우 주변 유럽국가는 물론 세계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짐작하기 힘들다.

혼돈의 글로벌 경제, 국내 주가 출렁

 

그리스 재정위기가 처음 불거졌을 때 유럽연합(EU) 주요국은 선뜻 구제금융을 실시하지 못했다. 당근을 던졌다가 되레 더 큰 화를 치를 가능성이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리스는 2010년 한차례 구제금융을 지원받았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국가부채는 더욱 늘어났다.

글로벌 경기침체를 벗어날 수 있는 열쇠는 미국과 유럽이 쥐고 있었다. 미국 연방준비은행(Fed)의 3차 양적완화(QE3) 조치와 유럽중앙은행(ECB)의 무제한 국채매입 프로그램(OMT)이다.

ECB의 재정위기국 지원책은 독일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유로존을 지키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며 OMT를 시사했다. 그러자 독일 정부는 “ECB의 최대 역할은 물가안정”이라고 한정지으며 “재정위기국의 국채를 사들이는 등의 행위는 명백한 월권”이라며 압박했다.

옌스 바이트만 독일 중앙은행 분데스방크 총재도 “ECB의 국채 매입 계획은 인쇄기로 돈을 찍어 내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중앙은행을 통한 유동성 공급은 결국 탐욕만 부추기고 마약과 같은 중독성을 일으킬 수 있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독일의 반대는 사실 당연했다. ECB의 최대주주인 독일이 리스크를 피하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드라기 총재의 의지를 꺾을 순 없었다. 드라기 총재는 9월 6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가진 후 기자회견을 열어 “재정위기국의 3년 이내 단기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미 Fed의 QE3 정책 역시 많은 반대에 부딪혔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QE3의 발표는 정치적 행보라는 비난이 거세게 일었다. 리처드 피셔 달라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Fed가 대선을 앞두고 경기부양책을 내놓는다면 큰 실수가 될 것이다”며 “정치적 압력에 굴복했다는 잘못된 인상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트 롬니 전 공화당 대선후보는 “설탕 과다 섭취로는 경제를 살리지 못한다”며 “돈을 찍어내는 방식의 경기 부양책은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화폐가치 하락으로 인한 장기 인플레이션에 대해 경고한 것이다.

그러나 ‘헬리콥터 벤’ 이라는 별명을 가진 벤 버냉키 Fed 의장은 QE3조치가 정치와 관련이 없음을 강조하며 자신의 의지를 고수했다. 버냉키 의장은 올해 9월 12~13일 이틀간 열린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월 400억 달러 규모의 모기지 채권을 사들이는 한편 초저금리 기조도 2015년 중반까지 유지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그리스 재정위기는 여전히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는 못했지만 급한 불은 끈 상태다. 그리스의 목줄을 쥐고 있는 EU 집행위원회와 국제통화기금(IMF), ECB 등 이른바 트로이카는 최근 유럽 재무장관회의에서 437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또 그리스의 400억 유로 채무도 탕감해 주기로 했다. 사전에 ECB의 OMT 시행 발표와 Fed의 QE3 발표가 없었더라면 나오기 힘들었던 결과다.

이런 호재가 발표된 이후 그리스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은 폭등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한번에 6단계나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1년 넘는 기간 계속해서 불거진 디폴트 위기는 그리스 증시 아테네 종합지수의 차트에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

그리스 사태가 안정세를 보이자 최근엔 미국 재정절벽(Fiscal cliff) 이슈가 또다시 세계주식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올해 말까지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간에 적자 감축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내년 1월 1일부터 부시 행정부의 각종 세제 혜택이 끝나 납세자들의 세율이 치솟고, 연방 정부는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지출을 대규모로 삭감해야 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의장이 크리스마스 휴가조차 반납하고 물밑 협상을 진행하는 이유다.

 

2013년에도 한국증시는 글로벌 경제의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 큰 변수는 따로 있다. 새 정부가 제시하는 대한민국 5년에 대한 청사진이다. 주식시장이 5년에 한번 찾아오는 절호의 찬스를 놓칠 리 없다. 실제로 당선인의 공약에 따른 정책테마주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정책인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에 따른 테마주들이 각광받고 있다. 12월 24일

▲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한 미래창조과학부가 새로운 정부조직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관련 테마주가 급등하고 있다.

과학기자재주로 분류되는 ‘대한과학’과 ‘영인프런티어’가 모두 상한가로 장을 마쳤다. 해수부 부활 공약 관련주도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항만 물류 솔루션 제공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토탈소프트’와 항만하역 기업인 ‘동방’이 상한가로 12월 24일 장을 마쳤다. 항만 물류 시스템 전문회사인 ‘케이엘넷’도 이날 12%이상 급등했다.

노인 복지 관련주, 아동보호 정책에 따른 CCTV관련주, 정부의 클라우드 플랫폼 시범구축 발표에 따른 클라우드 관련주 등이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테마로 떠오르고 있다.

줄기 바이오 종목 주가추이 잘 봐야

특히 미래창조과학부는 과학기술과 일자리 창출을 책임질 새 정부 조직의 핵심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IT·바이오·생명과학 등 미래선도연구분야의 지원은 물론 미래사회 변화 예측을 토대로 한 국가정책 수립, 지식생태계 구축, 보호지원, 융합형 연구 공동체 지원 등의 업무를 담당할 예정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담당하는 산업범위가 무척 넓기 때문에 관련 테마들이 꼬리를 물고 나오고 있다. 그중 바이오 부문은 주목할 가치가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자민당 총재는 “신약개발을 일본경제 성장 전략의 하나로 만들겠다”며 “행정상 문제점을

보완하고 각종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모든 것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새 정부가 그동안의 윤리적 문제에 따른 규제책을 풀어야 할 때가 왔다는 신호다. 2013년 줄기 바이오 종목의 주가추이를 관심있게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이난희 이난희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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