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종 노년유니온 사무처장

▲ 고현종 노년유니온 사무처장은 “노년층이 젊은층의 아픔을 먼저 헤아릴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노년유니온은 노인의 노동현실 개선을 위해 결성된 노동조합이다.
세대 간 갈등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변화를 원하는 젊은 세대는 진보성향을, 안정을 지향하는 기성 세대는 보수성향을 지닌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비슷한 현상이다. 하지만 서방 선진국은 우리와 다른 점이 있다. 서로를 인정하고 이해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18대 대선이 끝나고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 폐지’‘70대 이상 투표권 박탈’ 등 세대갈등을 조장하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선택한 노년층을 일부 젊은층이 공격하는 것이다. 이를 바라보는 노년층의 입장을 직접 들어봤다. 고현종 노년유니온 사무처장을 경인방송 ‘상쾌한 아침, 원기범입니다’에서 인터뷰했다.

✚ 18대 대선을 평가해 달라.
“우리 사회 보수와 진보의 구성비가 51대 49라는 걸 확인했다. 일대일 구도에서는 진보가 보수를 이길 수 없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700만명에 이르는 베이비부머 세대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이 이 구도를 흔들 수 있을 것이다. 야권은 박정희와 노무현 프레임에 갇혀 총체적으로 실패했다.”

✚ 50~60대 투표율이 높게 나타난 이유는 뭐라고 보나.
“불안감과 소외감 때문이다. 55세가 되면 정년퇴직이 시작되는데 노후 준비는 안 돼 있고, 자식들은 취직을 못하고 있다. 이래저래 불안한데 정치권은 20~30대 공약만 쏟아냈다. 이런 상황이 투표 현장으로 그들을 이끌었다.”

✚ 대선이 끝나고 일부 젊은층에서 노년층의 투표 성향을 비판하고 있다.
“박근혜 당선인을 찍었기 때문에 어르신을 공경하지 않겠다, 가난한 사람들이 어떻게 부자정당인 새누리당을 지지하느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런 마음을 이해할 수는 있다. 하지만 노인이 받고 있는 복지혜택을 박탈한다거나 가난한 사람들을 인신공격하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 ‘이렇게 극단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에게 정권을 빼앗기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 것이다. 오히려 이번 일을 계기로 노년층이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다가서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 일부 언론도 ‘세대 전쟁’이라고 하면서 분위기를 조장하는 측면이 있다.
“우리 사회를 분열시킬 수 있는 프레임이다. 이번 대선에서 보수를 지지하는 젊은층이 늘어났다. 50대가 곧 고령화 사회의 핵심이 될 텐데, 예전보다 반공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롭다. 이에 따라 젊은 세대라고 진보진영만 선택하지 않을 것이고, 노년층도 진보진영을 선택할 수 있다. 2030세대는 취업이 어려워지면 더 보수적인 투표행위를 할 것이다. 따라서 선거결과를 놓고 세대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 박근혜 당선인에게 하고 싶은 말은.
“당선인이 국민통합을 주장했는데 그에 걸맞은 정책을 실현하고 인선을 했으면 좋겠다. 사람은 나이가 들었거나 어리거나 또는 돈이 많거나 적거나 누구나 복지혜택을 두루두루 받고 싶어한다. 복지정책은 공평해야 한다는 얘기다. 다만 재원마련은 선택적으로 해야 한다. 어떤 사람들이 이런 정책을 추진하느냐도 중요한데 생각이 다른 사람을 적으로 규정하는 사람은 배제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윤창중 대통직 인수위원회 수석대변인 인선은 잘못됐다. 노년층 입장으로 볼 때 이런 분의 인선은 철회했으면 좋겠다.”

✚ 젊은 세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부모와 자식 간 갈등을 원하는 세대는 없을 것이다.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고통과 어려움을 공감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노년층이 젊은 세대에게 먼저 손을 내밀겠다. 젊은 세대가 겪는 등록금 문제 등 그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같이 행동하겠다. 젊은층은 미래의 노년층이다. 젊은층도 자신들이 겪게 될 미래의 문제에 대해서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
김성민 기자 icarus@itvfm.co.kr | @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