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언택트 커넥션
전염병에 가로막힌 소통

연극 ‘언택트 커넥션’이 10월 29~30일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사진=극단 돋을양지 제공]
연극 ‘언택트 커넥션’이 10월 29~30일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사진=극단 돋을양지 제공]

늙지 않은 채 원하는 모습으로 영원히 살아갈 수 있는 가상세계가 있다면 어떨까. 이곳에서 지내기 위해선 단 한가지만 포기하면 된다. 다른 사람의 ‘온기溫氣’다. 모두 사람의 아바타만이 활동하는 가상세계에서 타인을 만나는 건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만질 순 없다. 촉감이 없는 가상세계에서는 뜨겁고 차가운 감각도 느껴지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도 사람은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까. 현실형 SF연극 ‘언택트 커넥션’은 생존과 죽음이 공존하는 극단적 순간에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일까란 질문을 던진다.

20년 전 바이러스가 창궐하자 정부는 생존을 위해 모든 사람의 접촉을 차단했다. 사람들은  전염병의 전파를 막기 위해 각각의 컨테이너에서 생활한다. 모든 만남은 가상현실 프로그램인 ‘언택트 커넥션’에서만 할 수 있다. 그런데 ‘언택트 커넥션’ 속 아바타의 모습은 사람들의 실제 모습과 다르다. 진짜 얼굴을 보여주면 ‘직접 만나고 싶은 욕구’가 더 커진다는 주장 때문이었다.

20년째 20대 모습의 아바타로 ‘언택트 커넥션’에서 만나고 있는 영호와 미숙은 실제론 50대 후반의 부부다. 영호는 안전을 위해 ‘언택트 커넥션’ 속에서의 만남을 받아들이고 있지만 미숙은 그렇지 않다.

실제 모습도 아닌 데다 촉감도 온기도 느껴지지 않는 ‘언택트 커넥션’은 미숙에게 지옥 그 자체다. 미숙은 영호에게 실제로 만나는 ‘컨택트’를 하자고 설득한다. 처음에는 위험한 일이라며 만류하던 영호도 결국 미숙과 현실에서 만나자고 약속한다.

‘언택트 커넥션’을 관리하는 진태는 영호와 미숙의 ‘컨택트’ 시도를 알아차리고 부하 직원인 민도에게 사살 명령을 내린다. 여태껏 충실하게 임무를 수행해왔던 민도는 진태의 명령에 조금씩 반항하기 시작한다. 

연극 ‘언택트 커넥션’은 전염병이 창궐하는 위기 상황 속에서 “사람이 갖고 있는 강한 마음의 힘을 믿으라”고 말한다. 코로나19 국면에서 고립감과 외로움을 느끼고 타인과의 관계를 고민했던 사람이라면 연극 ‘언택트 커넥션’에서 답을 찾아갈 수 있을 듯하다. 

지난 5월 연극 ‘거짓말’로 제작자로서의 첫발을 뗐던 배우 이기영은 다시 한번 프로듀서로 연극 ‘언택트 커넥션’을 이끈다. 작가 겸 연출가인 김성진이 ‘언택트 커넥션’을 쓰고 연출한다. 

연극 ‘언택트 커넥션’은 전염병 속 위기 상황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를 묻는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연극 ‘언택트 커넥션’은 전염병 속 위기 상황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를 묻는다.[사진=더스쿠프 포토]

배우 김은현은 ‘언택트 커넥션’에서 벗어나려는 미숙 역을 맡았다. 배우 장용철은 아내를 만나기 위해 현실에서 접촉을 시도하는 영호를 연기한다. 배우 김형범, 류지훈은 ‘언택트 커넥션’을 관리하는 진태, 민도 역을 각각 맡았다. 배우 이진샘은 가상현실 프로그램 ‘언택트 커넥션’ 속 영호의 아바타를 연기하고 배우 이지윤, 이지원이 미숙의 아바타로 분한다. 배우 이혁근, 임기현은 ‘언택트 커넥션’ 관리자 진태 휘하에서 사람들을 추적하는 언택터들을 연기한다.

기윤엔터테인먼트, 재믹스 씨앤비, 극단 돋을양지가 공동제작한 연극 ‘언택트 커넥션’은 10월 29일부터 30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씨어터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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