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에 희비 엇갈리는 여행업계

최근 여행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출국하는 관광객 전문 여행사(아웃바운드)는 미소 짓고 있지만 외국인 여행객 위주의 여행사(인바운드)는 울상이다. 여행업계 판을 뒤흔들고 있는 환율효과를 살펴봤다.

▲ 2012년 해외여행객이 1400만명을 넘으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원화강세 등의 영향으로 외국인 관광객은 줄어들 확률이 있다.

환율이 떨어지면 늘 이런 뉴스가 나온다. “여행업계가 호황이다.” 반대로 이런 뉴스도 볼 수 있다. “해외관광객이 떨어져 명동이 텅 비었다.” 나가는 것도, 들어오는 것도 여행인데, 왜 이런 차이가 날까. 답은 간단하다. 아웃바운드(해외로 나가는 여행)와 인바운드(국내로 들어오는 외국인 여행)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국내 여행사 대부분은 아웃바운드 위주의 사업을 펼친다. 하나투어•모두투어 등 대표 여행사도 마찬가지다. 이들 업체는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수혜를 톡톡히 누린다. 환율이 떨어지면 해외로 나가는 여행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항공료•숙박요금 등이 상대적으로 하락해서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관계자는 “해외출국자는 2007년 1360만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감소세를 보이다가 최근 원화강세의 영향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환율은 여행사의 매출에도 영향을 끼친다. 환율이 떨어지기 시작한 2012년 4분기 하나투어의 공시자료를 보자. 매출은 64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2.4%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81억6000여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4% 성장했다.

모두투어의 같은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비 29.1%, 11.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역시 솟구쳤다. 여행업계 대장주 하나투어는 2012년 상반기 3만~4만원에 머물던 주가가 원화강세가 이어지는 현재 6만5000원대(1월 22일 기준)로 크게 올랐다. 모두투어의 주가는 2012년 상반기 2만원 미만에서 최근 3만원(1월 22일 기준)을 넘어섰다.

엔저 열풍에 인바운드 업체 골머리

그렇다고 여행업계 전체가 미소를 머금고 있는 건 아니다. 약 180개에 달하는 국내 인바운드 위주의 여행사는 울상을 지을 수밖에 없다. 환율이 떨어지면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서다. 특히 최근 불고 있는 엔저 열풍으로 일본인 관광객이 가파르게 감소하는 추세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일본인 위주의 호텔숙박업체는 예약취소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물론 환율이 생각만큼 여행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박소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삶을 즐기는 형태로) 소비패턴이 변함에 따라 일정량의 여행수요가 충족되는 것”이라며 “(환율이) 단기적으로는 여행수요에 영향을 끼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땐 그렇지 않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인바운드 분야 또한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가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유여행을 많이 하는 일본관광객은 환율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지만 패키지 여행을 주로 하는 중국관광객은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일본 관광객의 감소를 중국관광객이 메우는 추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두진 기자 ydj123@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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