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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출산율·학령인구 감소
쇠락의 길로 접어든 문구산업

합계출산율·학령인구 감소로 문구산업이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사진=연합뉴스]
합계출산율·학령인구 감소로 문구산업이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사진=연합뉴스]

0.808명.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합계출산율이 2018년 0.977명으로 떨어진 이후 줄곧 0명대를 이어오고 있다(표❶). 아이 울음소리는 점점 줄고 있지만 키즈산업은 불황 없이 고공행진이다.

아이를 애지중지하면서 ‘골드키즈(Gold Kids·외동으로 태어나 왕자나 공주처럼 대접받는 아이)’ ‘에잇포켓(Eight Pocket·1명의 아이를 위해 부모, 양가 조부모, 삼촌, 이모까지 지갑을 연다는 뜻)’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한 지도 오래다.

하지만 키즈산업이라고 다 웃는 건 아니다. 해마다 줄어드는 인구가 누군가에겐 기회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겐 위기다. 전통의 키즈산업인 문구산업은 학생 수가 감소하면서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표❷).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이 크게 늘면서 문구업은 전에 없던 위기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한국문구유통업협동조합이 지난해 문구점을 운영하는 점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는 이런 상황을 잘 보여준다. 이 설문에 응한 점주 중 76.5%는 “코로나19 사태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한 매년 문구류 판매가 74.3% 줄어들 것이라며 산업 전망치를 낮게 평가했다(표❷).

실제로 문구업체의 실적 역시 신통치 않다. 국내 대표 문구업체인 모나미의 실적을 보자. 모나미는 2019년 21억128만원이던 영업이익이 2020년 4011만원으로 98.0%나 쪼그라들었다. 또 다른 업체인 알파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5억1866만원에서 25억9489만원으로 26.2% 감소했다(표❸). 적지 않은 문구업체들이 해외수출, 사업 다각화 등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성과는 다행히 기대치를 웃돈다. 필기구, 지제문구, 잉크리본, 기타문구류 등을 포함한 문구류 수출 실적은 해마다 증가세를 띠고 있다. 2020년 5억1887만 달러였던 문구 수출 실적은 2021년 6억792만 달러로 17.2% 증가했다. 

이종異種 산업으로의 도전도 지켜볼 일이다. 모닝글로리가 코스맥스와 협업해 학생용 화장품을 출시한 데 이어 모나미도 지난해 화장품 생산공장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마쳤다. 모나미 관계자는 “필기구를 만들며 쌓아온 색조 배합 노하우와 금형 기술을 화장품 산업에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위험한 도전이란 지적도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대(경영학) 교수는 “과밀한 화장품 시장에 문구업체들이 끼어들 자리는 없을 것”이라며 “이종산업에 진출하기보단 본업의 질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격경쟁력으로 밀어붙이는 PB 문구제품들까지 등장하는 상황에선 제품을 ‘프리미엄 문구’ ‘선물용’ 등으로 리포지셔닝할 필요가 있다. 상향 확장하는 게 쉽진 않겠지만, 국내 시장에서 그것 말곤 돌파구가 없어 보이는 게 사실이다.” 쇠락의 길로 접어든 문구업계의 민낯이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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