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9000 … LG는 G, ‘플래그십 모델’ 전략 진검승부

LG G프로젝트 1호 22kg 트롬 세탁기와 삼성 지펠 T9000. 국내 양대 가전업체인 LG전자와 삼성전자가 IT기기와 가전을 결합한 새로운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플래그십 모델’ 전략이다.

2월 19일 LG전자는 오는 2015년 가전시장 1등 달성을 위해 ‘G프로젝트’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1호 모델로 각종 신기능이 탑재된 22kg급 초대형 트롬 세탁기를 발표했다. LG전자는 앞으로 세탁기ㆍ냉장고ㆍ에어컨ㆍ스타일러ㆍ김치냉장고ㆍ오븐ㆍ로봇청소기 등 전 분야에 걸쳐 G프로젝트 제품을 매 분기 출시할 계획이다.

▲ LG전자가 2015년 글로벌 가전 시장 1등 달성을 위한 G프로젝트를 선언하면서 첫번째 제품으로 세계 최대 용량인 22㎏ 드럼세탁기를 출시했다.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가 기획한 G프로젝트 G는 Great(엄청난) Genius(천재적인) Good Design(좋은 디자인) 의미를 담고 있지만 자연스럽게 LG전자의 대표 스마트폰 옵티머스G를 연상케 한다. G프로젝트의 효과가 발휘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최상급 가전제품의 모델명에 숫자 ‘9000’을 붙이고 있다. 900L급 대용량 냉장고 지펠(T9000)․김치냉장고 아삭(M9000)ㆍ진공청소기(L9000)ㆍ스마트에어컨(Q9000)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 9000 제품을 대표하는 갤럭시S도 해당한다. 갤럭시S의 모델명은 GT-i9000이다. TV는 한발 앞서 2009년부터 줄곧 최상위 모델에 9000을 붙였다.

여기서 주목할 점이 있다. LG전자와 삼성전자가 내세우는 이 제품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많지 않다. 판매량도 적고 동종 제품에 비해 가격까지 비싸다. 그럼에도 시장 전면에 내세우는 이유는 단순하다. 플래그십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플래그십 마케팅은 시장에서 성공한 브랜드를 내세워 소비자에게 인상을 남기는 전략이다. 주로 시장점유율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이 구사하는 마케팅이다.

반면 대기업은 강력한 기업 인지도를 바탕으로 통합 이미지를 앞세운다. 국내 굴지의 가전업체 LG전자와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마케팅을 펼친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의 흐름이 변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 브랜드가 가진 신뢰성보다 제품 브랜드의 첨단 기술 이미지가 소비자에게 어필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LG전자와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마케팅을 주목하고 있다. 최근 IT기기와 가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시장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어서다. 아울러 스마트폰의 이미지를 가전제품에 도입하는 새로운 마케팅이 시장에서 통할지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다. 플래그십 마케팅을 기점으로 두 기업 간의 가전제품 경쟁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이목이 플래그십 마케팅을 꺼내든 LG전자와 삼성전자에 쏠린 것만은 분명하다.
김건희 기자 kkh4792@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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