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통공룡 메이시스 뿔난 까닭

미국 최대 유통채널 ‘메이시스’가 뿔났다. 오랫동안 관계를 맺은 또 다른 유통채널 ‘마사스튜어트리빙옴니미디어’가 비밀리에 경쟁업체와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메이시스는 은혜를 배신으로 갚은 마사스튜어트를 고소했다. 한편에선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냐며 메이시스의 태도를 꼬집고 있다.
 

▲ '살림의 여왕' 마사스튜어트가 창업한 MSLO가 최근 소송에 휘말려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의 유통공룡 ‘메이시스’와 ‘제이시페니’가 얼굴을 붉히고 있다. 국내에서 ‘살림의 여왕’으로 널리 알려진 마사스튜어트의 생활가정용품 전문업체 마사스튜어트리빙옴니미디어(MS LO)와의 ‘이중 계약’ 때문이다.

메이시스는 2007년 MSLO와 독점계약을 맺고 이 회사가 생산하는 침구ㆍ생활용품을 판매해 왔다. 그러던 2011년 말 경쟁 유통업체인 제이시페니가 MSLO의 지분 17%를 체결했다. 아울러 2013년까지 제이시페니 백화점 700여개 매장에 마사스튜어트 부티크를 오픈하겠다고 선언했다.

 
메이시스는 당연히 발끈했다. 지난해 1월 MSLO를 계약위반으로 고소한 메이시스는 같은해 8월 제이시페이까지 고소했다. MS LO의 침구세트와 요리도구가 메이시스와 독점계약한 제품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메이시스가 소송까지 불사한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메이시스는 MS LO의 브랜드를 미국의 홈브랜드 1위 업체로 올려놓은 1등 공신이다. MSLO는 2004년 마사스튜어트 창업자가 내부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 의혹혐의로 징역 5개월을 선고받으면서 휘청거렸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게 도와준 이가 마사스튜어트와 특별한 관계에 있던 테리 런드그랜 메이시스 CEO였다. 벼랑에 몰렸던 MSLO는 메이시스와의 파트너십 계약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높은 수익을 달성할 수 있었다.

테리 런드그랜 CEO는 노골적인 배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힘들 때 도움을 줬음에도 뒤통수를 쳤다는 것이다. 그는 올 2월 25일(현지시간) 맨해튼 뉴욕 대법원에서 열린 선거 공판에서 “마사스튜어트가 2011년 7월

아이티 지역 기금 모금 행사에 함께 참석할 때까지만 해도 제이시페니와의 계약에 대해 단 한마디 언급도 하지 않았다”며 “제이시페니와의 계약을 공식 발표하기 바로 전날 전화로 통보했다”고 말했다.

소송으로 매장 오픈 미지수

그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전화를 끊었고 이후로 다시는 연락을 하지 않았다”며 “일생 동안 단 한번도 누군가와 전화하다 먼저 끊은 적이 없었는데 그때가 처음이었다”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메이시스로부터 고소를 당한 제이시페니와 MSLO는 “독점판매하기로 약속한 상품이라도 자체 독립매장에서 판매하면 문제될 게 없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 특히 마사스튜어트는 “곤경에 빠진 회사를 살리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제이시페니와의 계약이 비밀리에 진행됐기 때문에 미리 알릴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제이시페니의 MSLO매장은 올 5월에 오픈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이번 송사訟事로 일정에 맞춰 오픈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마사스튜어트와 두 유통공룡과의 삼각관계의 끝은 어떨까. 막장드라마처럼 서로 물어뜯을까, 아니면 대타협을 이뤄낼까.
김미선 기자 story@thescoop.co.kr|@story6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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