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국내호텔사업 맡은 조현아 부사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맏딸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움직임에 시선이 쏠린다. 대한항공이 최근 호텔사업부문을 통합•분리했는데, 그 중심에 조 부사장이 있어서다 그는 칼호텔네트워크 대표를 겸하고 있다. 하지만 조 부사장의 앞길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한진그룹의 호텔사업부문은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호텔사업에서다. 대한항공은 2월 21일 이사회를 열고 4월 1일 호텔사업부문 중 제주도 소재 호텔 3곳(제주칼호텔•서귀포칼호텔•제주파라다이스호텔)을 칼호텔네트워크에 양도한다고 밝혔다. 대신 대한항공은 칼호텔네트워크의 신주 226만5439주(2265억원)를 인수한다.

한진그룹의 호텔사업은 대한항공과 호텔부문 계열사인 칼호텔네트워크가 맡고 있다. 대한항공은 제주도와 해외 지역의 호텔사업을, 칼호텔네트워크는 인천하얏트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대한항공의 호텔사업부문 재편으로 국내(인천•제주도)는 칼호텔네트워크, 해외사업은 대한항공이 운영하는 것으로 분리됐다. 업계는 이번 호텔사업 재편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맏딸 조현아 부사장을 위한 ‘정리’ 차원으로 해석한다. 이에 따라 조 부사장의 경영행보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조 부사장은 현재 칼호텔네트워크 대표도 맡고 있다. 2009년부터 호텔사업을 맡았지만 2010년 10월 결혼 이후 이렇다 할 활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활발한 대외 활동을 펼치고 있는 동생 조현민 대한항공 상무에게 가린 부분도 있다.

전문가들은 조 부사장이 호텔사업을 키우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지적한다. 한진그룹의 국내 호텔 시장점유율은 5% 안팎에 불과하다. 신라호텔•롯데호텔과 비교하기조차 힘든 수치다. 특히 칼호텔네트워크의 2011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62억원, 88억원에 불과하다.

▲ 칼호텔네트워크는 대한항공으로부터 제주도 소재 호텔 3곳의 운영권을 양도받았다. 사진은 제주시에 위치한 제주칼호텔.
국내•해외 호텔사업 통합•분리

특히 한진그룹의 호텔은 ‘그룹 직원의 숙소’라는 비아냥을 받고 있다. 대한항공 직원(기장•승무원 등)이 운항 중간에 잠깐 머무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숙박료가 저렴한 것도 아니다. 특1급 호텔인 제주칼호텔은 제주신라호텔과 동급이다. 하지만 제주신라호텔에 비해 수준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일반호텔보단 가격이 비싸다. 일반호텔의 객실(일반) 숙박료가 주중 1박2일 15만~20만원이라면 제주칼호텔은 30만~35만원 수준으로 두배가량이다.

난제는 또 있다. 조 부사장은 한진그룹이 서울 송현동 경복궁 옆 부지(옛 주한미대사관 직원숙소)에 건설 중인 전통호텔을 둘러싼 문제를 잘 풀어내야 한다. 한진그룹은 이곳에 전통호텔을 지을 계획이지만 건축허가가 나지 않아 사업진행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때문에 한진그룹이 서울 지역에서 비즈니스호텔을 운영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진수 경희대(호텔관광) 교수는 “한진그룹이 고급호텔을 짓고 운영하기보다는 투자비용이 적고 아웃소싱을 통해 호텔업에 대한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비즈니스호텔•체인호텔을 운영하는 게 더욱 효과적인 성장방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용선 기자 brave11@thescoop.co.kr | @brave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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