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친위부대 후보 논란

대한항공 이사진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로 채워진다. 6명 중 4명은 조양호 회장의 친인척이고, 2명은 동문이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독립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후보로 가득하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이사진은 3월 22일 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대한항공 이사진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특수관계인들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3월 22일 제51기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회장의 고교 동문인 이석우 법무법인 두레 변호사와 현정택 인하대(국제통상학) 교수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이석우 변호사는 2007년, 현정택 교수는 2010년부터 해당 직위를 맡아왔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연구소)는 “이들은 독립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후보”라며 “사외이사 활동이 제약을 받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정택 사외이사 후보는 한진그룹 소속 재단인 인하대학교의 교수이고, 조 회장은 인하대학교 재단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연구소는 “현정택 후보는 한진그룹으로부터 독립성이 없다고 판단된다”며 “이석우•현정택 사외이사 후보는 객관적인 경력상 대주주나 경영진을 감시하고 견제할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들이 감사위원직을 겸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사진)이 대한항공 이사회 사내이사에 재선임될 예정이다.
연구소는 조 회장의 재선임에 대해서도 반대를 권고했다. 사업연관성이 있는 모회사와 자회사 간 겸임은 허용하더라도 이는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조 회장은 현재 한진•정석기업의 대표와 한진관광•토파스여행정보•한국공항의 이사, 한진해운홀딩스•에쓰오일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또 조 회장을 비롯한 지배주주 일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싸이버로지텍•싸이버스카이•유니컨버스는 계열회사와 사업 연관성과 매출 의존도가 높아 ‘회사기회유용’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회사기회유용이란 대주주 또는 경영인 등이 회사기회를 빼돌리며 사익을 추구하는 행위를 말한다. 연구소는 조 회장이 1999년 국세청 세무조사 결과 탈세가 밝혀져 집행 3년, 집행유예 5년의 처벌을 받은 것도 꼬집었다. 이사로서 충실의무와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하고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조 회장의 매제인 이태희 대한항공 상임법률고문에 대해선 과거 법령위반을 이유로 반대를 권고했다. 연구소는 “이태희 고문은 법률고문 및 이사로 대한항공의 담합으로 인한 벌과금과 손해배상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항공의 사내이사 및 사내이사 후보는 총 6명인데 그중 4명(조양호 회장, 이태희 고문, 조원태 부사장, 조현아 부사장)이 총수 일가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조양호 회장 일가가 사내이사의 50%를 초과했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대한항공 총괄사장인 지창훈 사내이사 후보에 대해선 결격사유나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이사회의 견해를 존중해 찬성을 권고했다. 또 이사 보수한도를 50억원으로 정하는 안건에 대해선 “임원의 보수는 주주들이 임원들을 평가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중요한 수단이므로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정해져야 한다”며 반대를 권고했다.
박용선 기자 brave11@thescoop.co.kr | @brave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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