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의 특징

공정거래위원회가 상호출자제한 대상으로 지정하는 기업집단 62개를 발표했다. 자산총액이 5조원을 넘는 그룹으로, 이른바 ‘재벌’들이다. 공정위 발표에서 드러난 특징은 두 가지다. 몸집 줄이기와 재벌간 양극화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기업집단)의 수와 계열사가 줄어들고 있다. 경기침체와 경제민주화 열풍이 맞물리면서 대기업들이 합병•지분매각을 통해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비핵심 사업을 정리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3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현황’에 따르면 올해 자산총액 5조원 이상으로 상호출자제한 대상이 된 기업집단은 62개로 지난해보다 1개 감소했다. 공정위가 매년 4월 신규 지정하는 기업집단은 계열사간 상호출자와 채무보증이 금지되고, 소속 금융보험사의 다른 계열사에 대한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다.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 등 각종 공시의무도 부과된다. 기업집단 중 삼성(이건희 회장), 현대차(정몽구 회장), SK(최태원 회장) 등 총수가 있는 민간 기업집단은 정부가 인정하는 ‘재벌’로 여겨진다.

올해는 대한전선•유진•한국석유공사가 자산기준 미달로 기업집단에서 제외됐고, 한솔(자산 5조2000억원)•아모레퍼시픽(5조1000억원)이 새롭게 포함됐다. 2009년 4월 현행 지정기준이 도입된 이후 기업집단 수가 감소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기업집단의 계열사 수도 1768개로 지난해(1831개)보다 63개 줄었다. 계열사 수 감소도 2009년 이후 최초다. 평균 계열사 수도 28.5개로 지난해(29.1개)보다 0.6개 줄었다.

▲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기업집단의 올해 순이익은 30대 민간 기업집단의 총 순이익의 80%에 달한다.
최근 몸집 줄이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포스코는 계열사 합병(12개)과 포스브로(유무선사업분야) 등 비주력 계열사 정리(9개)를 통해 지난해 70개 계열사를 올해 52개로 줄였다. SK도 계열사 수가 94개에서 81개로 감소했다.

총수가 있는 민간 기업집단 이른바 ‘재벌’간에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자산순위 30위까지의 민간 기업집단 중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기업집단의 자산규모는 올해 714조원에 달했다. 이는 30대 민간 기업집단의 자산총액 1295조원 중 55.3%를 차지하는 규모다. 2009년 49.6%에 비해 5.7%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재계 1위 기업집단으로 불리는 삼성은 사상 최초로 자산총액 300조원을 돌파했고, 현대차•SK•LG는 100조원을 넘어섰다.

반면 자산 기준으로 5~10위인 중위 기업집단(롯데•현대중공업•GS•한진•한화•두산)이 30대 민간 기업집단의 자산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26.6%에서 올해 23.4%로 줄었다. 같은 기간 나머지 11~30위 하위 기업집단의 비중도 23.9%에서 21.4%로 감소했다.

상위와 중•하위 기업집단과의 격차는 순이익 면에서 더욱 심하게 나타났다.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기업집단의 순이익은 30대 민간 기업집단 총 순이익(57조3000억원)의 79.8%인 47조원을 기록했다. 2009년 70.5%에서 무려 10%포인트 가량 증가했다. 반면 중위 기업집단이 차지하는 순이익 비중은 2009년 30.2%에서 올해 16%로 떨어졌고, 하위 기업집단의 비중은 4.3%에 불과했다.
박용선 기자 brave11@thescoop.co.kr|@brave115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