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타는 입주기업들, 정부는 강경론만 고집

▲ 개성공단이 폐쇄위기에 처하면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개성공단이 2004년 12월 처음 가동된 이후 9년만에 처음으로 조업을 완전 중단했다. 북한이 예고대로 9일부터 개성공단에 북한 노동자들을 출근시키지 않아서다.

5만3000명의 북측 노동자 가운데 생산직은 전원 출근하지 않았고, 입주기업별로 1∼2명씩 배정된 약 200명의 경비직과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 나와 있는 8명 가량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관계자들만 출근했다. 북한 노동자들은 평소 오전 8시를 전후로 개성공단관리위원회가 제공하는 250여대의 통근버스를 이용해 출근했으나 이날은 통근버스도 운영되지 않았다.

우려하던 조업중단 사태가 현실화되자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이날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범 중소기업계 대표단을 북측에 파견하기로 합의하고 빠른 시일 내에 정부에 방북 협조를 요청하기로 했다. 공단의 정상화가 시급한 만큼 협회 임원진 등을 주축으로 대표단을 구성할 예정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은 “우리는 중환자”라면서 “성숙하고 포용된 자세로 개성공단이 조속히 정상화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하지만 방북 계획의 실현 가능성은 모호한 상태다. 북한이 남측의 개성공단 진입 자체를 금지하고 있어서다. 북한은 현재 남측 노동자는 물론 개성공단 북한 노동자의 월급 지급을 위한 현금 수송차량까지 진입을 막고 있다.

조업이 완전 중단되면서 엄청난 피해액에 대한 우려도 만만찮다. 개성공단이 폐쇄되면 당장 돌아오는 피해액만 해도 약 6조원 이상이다. 개성공단을 조성하기 위해 정부가 조달한 2조3600억여원을 비롯해 입주 기업들의 시설 투자비용 7000억원,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전력공사, KT 등에서 제공한 기반시설비 등이 총 6조원에 달한다. 

더 우려스러운 건 남측의 개성공단 협력업체들의 피해다. 협력업체 근무 직원만 해도 수만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으로부터 납품받는 남측 기업도 있다. 장기적으로 볼 때 피해액은 천문학적인 액수로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개성공단에서는 올해 1월에만 4104만 달러의 제품을 생산했고, 2005년 이후 총 20억1703만 달러 규모의 제품을 생산했다. 조업 중단 이틀째인 오늘 귀환 예정인 115명의 남측 인력이 빠지고 나면 개성공단에는 123개 입주기업 당 2~3명씩만 현지에 남게 된다. 기업마다 최소인원을 남겨둔 셈이다.

청와대와 통일부는 “개성공단이 계속 정상 운영돼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서 북한의 정상화 조치를 촉구했다. 하지만 정부는 “현 상황에서 대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판단하지 않는다”면서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남측의 대화 제의 주장은 일축한 상황이다.
김정덕 기자 juckys@thescoop.co.kr|@juckys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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