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첨가물 표시제 효용성 논란

▲ 가공식품에는 의무적으로 식품첨가물의 정보를 표시해야 한다. 하지만 소비자는 이 정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식품첨가물을 넣지 않았다는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식품첨가물이 ‘제로’라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 소비자가 어떤 식품첨가물인지, 얼마나 들어가는지,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위험성이 있는지 알 수 없을 뿐이다. 식품첨가물 정보를 좀 더 명확하게 명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프림 속 화학적합성품인 카제인나트륨 대신 진짜 무지방우유를 넣었다.’ 최근 한 식품업체가 광고하는 믹스커피의 광고 문구다. 카제인나트륨은 물에 잘 녹도록 만든 ‘정제된 우유 단백질’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품첨가물을 뺀 제품들이 소비자의 주목을 끌고 있다. 하지만 ‘식품첨가물 0’이라고 광고하는 제품이라 해도 식품첨가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것은 아니다. 액체와 고체를 혼합할 때 쓰는 자당지방산에스테르(자당지방산에스터)나 합성착향료 등 화학첨가물은 어떤 식품에든 들어가 있다.

물론 모든 식품첨가물이 인체에 유해한 것은 아니다. 다량 섭취하면 암, 생식기능 장애, 아토피, 호흡곤란 등 부작용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이 많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1일 섭취허용량(ADI)을 평생 섭취해도 유해하지 않은 것도 있다. 앞서 설명한 카제인나트륨은 일일섭취량 제한이 없을 정도로 인체에 무해하다.

사실 식품첨가물이 없는 제품을 만들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빵•라면•음료 등 모든 가공식품에는 이런 식품첨가물이 포함돼 있다. 그만큼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접하는 식품첨가물 수는 다양하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식용으로 인가한 식품첨가물만 600여종에 달한다. 특히 제품당 평균 20가지 이상의 식품첨가물이 들어가고, 1인당 하루 평균 100여 가지의 식품첨가물을 섭취하고 있다.

문제는 각종 식품첨가물을 제대로 표시한 제품을 찾아보기도 힘들다는 것이다. 혹여 표시를 해놨다고 하더라도 소비자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식약처는 ‘식품 등의 표시기준’ 고시에 따라 해당 제품에 들어간 모든 첨가물을 소비자에게 알리도록 하고 있다. 이 기준에 따라 제품의 겉포장지에는 첨가물의 명칭(간략명 포함)과 용도(주용도 포함) 등이 표시돼 있다.

하지만 생소한 첨가물 명칭은 대부분 복잡하고 어려운 단어로 적혀 있어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렵다. 글자 크기 역시 너무 작아 한눈에 알아보기 힘들다. 첨가물 함량 기준도 없다. 의무표시 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눈 뜬 장님’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 다시 말해 소비자는 제품 라벨에 표시된 식품첨가물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얼마나 들어가는지, 해당 식품첨가물을 많이 섭취할 경우 어떤 위험성이 있는지 판단하기가 어렵단 얘기다. 

주부 김상미씨는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식품첨가물은 제품을 선택하는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며 “하지만 지금 같은 방식에서는 소비자가 제품을 구입할 때 식품첨가물을 일일이 확인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일부 식품제조업자들이 제품에 유해한 식품첨가물을 넣어 소비자를 속이는 일이 심심찮게 일어나는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한 식품 전문가는 “국내에서 허가된 모든 식품첨가물은 안전성이 검증됐고 미량만 사용되기 때문에 제품 라벨에 함량 표시를 하는 건 무의미하다는 주장도 있다”며 “하지만 제품 라벨이 소비자가 제품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는 측면에서 식품첨가물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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