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식 상품 투자 가이드

▲ 각 금융사의 적립식 상품을 수익률과 수수료로 비교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목적에 맞게 만기를 설정하는 게 중요하다.
적립식 상품의 수익률과 수수료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은행이나 증권사와 보험사의 적립식 상품을 비교하면서다. 하지만 핵심은 수익률과 수수료가 아니다. 목적자금을 마련할 수 있느냐다. 투자목적에 맞게 자금을 어떻게 모으느냐가 중요하다는 거다.

은행이 예대마진을 많이 남기고, 증권사가 주식거래 수수료를 높게 책정하고, 보험사가 적용하는 공시이율이 낮으면 어떨까. 화가 날게 뻔하다. 고객보다는 회사이익을 더 많이 챙기는 전략이라서다.

물론 금융사들은 수익을 적절하게 확보하지 않으면 안정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항변한다. 이는 길거리 휴대전화 대리점 업주나 과일장수의 “손해 보고 파는 것”이라는 말과 다를 게 없다. 요즘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을 땐 더욱 그렇다.

선진국에서 이미 나름대로 검증받은 보험사의 대표 상품인 변액보험도 이런 문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한 오해는 짚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은행이나 증권사의 적립식 상품과 증권사의 변액보험을 비교했을 때 어떤 게 수수료가 더 저렴하냐는 거다. 은행이나 증권사는 누적금액에 대한 수수료를 받는다. 보험사는 매월 납입되는 금액에 대한 수수료를 받는다.

 
가령 은행이나 증권사에 매월 10만원의 적금이나 적립식 펀드를 불입한다고 가정해보자. 수수료율은 연 2%다. 은행이나 증권사는 매월 쌓이는 돈의 총액에서 연 2%의 수수료로 챙긴다. 금액이 늘어나면 수수료가 커지는 구조다. 반면 보험사가 은행이나 증권사보다 높은 월 7%의 수수료율을 적용한다고 해보자.

그러면 월 보험료 10만원에 대해 월 7%의 수수료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10년이 지나도 매년 내는 수수료는 똑같다. 이런 조건으로 1년차 수수료를 비교해보면 은행이나 증권사의 수수료 합계가 적다. 하지만 10년차 수수료를 비교해보면 보험사 수수료가 훨씬 적다.

결국 상품의 만기가 1~3년의 단기라면 은행이나 증권사의 상품이 유리하지만 10~20년의 장기 상품이라면 보험사 방식이 소비자에게 더 유리하다. 이는 금융상품의 수익률과 수수료가 투자를 결정하는 잣대가 돼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상황에 따라 어떤 게 유리한지 달라지기 때문이다. 금융상품 투자를 결정할 땐 수익률•수수료보다 투자목적을 달성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얘기다. 예컨대 적립식 상품을 선택했다면 장기목적자금 마련에만 신경을 쓰라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를 더 기억해야 한다. 무엇이 됐든 상품을 만기까지 끌고 가야한다는 사실이다. 만기까지 가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다. 3년짜리 상품으로 10번을 재투자해 돈을 모은다는 건 머리로는 가능할지 몰라도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 20년 후에 쓰려고 한 돈을 필요할 때마다 곶감 빼먹듯이 해약하고 인출한다면 마지막에는 빈 봉투만 들고 허탈해할 게 뻔하다.

 
결론은 하나다. 투자수익률에 너무 열을 올릴 필요가 없다는 거다. 중요한 점은 원금만 잘 모아도 필요한 시기에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자금을 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용할 시기를 잘 따져본 뒤 만기를 결정하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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