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권 꼬집은 조 바이든 美 부통령

미국과 중국이 ‘인권문제’로 또다시 갈등을 빚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졸업식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의 “중국은 숨 쉴 자유가 없는 국가”라는 발언 때문이다. 당시 식장에 있던 중국 유학생들은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바이든 부통령은 별다른 말이 없다.

 
2012년 7월. 미국과 중국이 인권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그해 7월 23~24일 열린 제17차 인권대회에서 미국측은 티베트•위구르 탄압, 인권변호사와 활동가에 대한 체포•감금, 미진한 정치개혁 등을 조목조목 따지며 개선을 촉구했다. 그러나 중국 측은 내정간섭이라며 거세게 맞섰다. 그러면서 미국의 인권문제를 지적했다. 특히 중국은 미국 내 인종갈등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해 반격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미국측 수석대표였던 마이클 포스터 국무부 민주•인권•노동 담당 차관보는 인권대회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 전체의 전반적인 인권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고 말해 중국에 불을 질렀다. 그는 “중국 당국은 변호사•블로거•비정부기구(NGO) 활동가•언론인•종교인의 보편적인 인권보장•정치개혁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양국의 갈등이 1년여 만에 다시 불붙고 있다. 5월 13일(현지시간) 미 펜실베이니아대 졸업식의 축하연설을 맡은 조 바이든 부통령의 발언이 알려지면서다. 바이든 부통령은 이 자리에서 “중국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을 허용하지 않고 자유롭게 숨 쉴 수 없는 국가”라고 지적하며 말을 이었다. “중국은 문제가 아주 많다. 개방되고 공평한 법률 시스템, 활력 넘치는 자본시장, 혁신적인 사고방식 등이 부족하다. 미국과 달리 중국에서는 기존 권위에 도전하는 새로운 사고를 할 수 없다.” 졸업생들이 미국에 자부심을 갖고 사회에 진출해 달라는 뜻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 졸업식 축사를 하는 도중 실언을 해 구설에 휘말렸다.
하지만 중국 유학생이 들고 일어나고 있다. 5월 22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 차이나 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대 중국 유학생이 작성한 바이든 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서한에 이날까지 343명이 서명했고, 해당 서한은 펜실베이니아대 총장을 거쳐 부통령 집무실로 전달될 예정이다.

펜실베이니아대에 다니는 중국 유학생 장톈푸張天璞는 “개인적으로 바이든이 적절치 못한 발언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어떻게 최소한 100명의 중국인들 앞에서 이 같은 발언을 할 수 있느냐, 끔찍한 수모를 경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4년 간 열심히 공부하고 맞은 졸업식에서 연설자가 ‘너희 나라는 엉망이야’라는 말을 했을 때 어떤 느낌이고, 졸업 연설을 이같이 정치화할 수 있느냐”고 비난했다.

영국 가디언지는 바이든 부통령의 졸업식 연설에 대해 “지금껏 졸업식에서 보아온 연설 중 가장 웃기는 연설”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부통령 측에서는 이와 관련해 아직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바이든 부통령은 ‘거친 입담’으로 유명한 인사다. 그는 과거 러시아 방문 당시 러시아를 ‘쇠퇴하는 국가’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지난해 8월에는 금융규제에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을 ‘비명 지르는 돼지’에 비유해 반발을 샀다.
이기현 기자•문예성 뉴시스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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