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트 피팅제품 생산업체 성광벤드

▲ 플랜트 산업의 호황으로 성광벤드의 실적이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송유관의 안정성을 담보하는 건 ‘이음새’다. 이음새가 부실하면 ‘관’이 터질 수 있다. 이런 이음새에 쓰이는 부품을 ‘피팅’이라고 한다. 피팅은 단순한 부품이지만 기술력이 필요하다. 어마어마한 압력을 이겨내야 하기 때문이다. 흥미롭게도 피팅시장에서 기술력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 곳은 국내기업 성광벤드다.

기름이나 가스운송관을 만들 때 반드시 필요한 자재가 있다. ‘피팅’이다. 피팅은 배관의 곡선면을 연결하는 자재를 말한다. ‘파이프 조인트’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된다. 피팅은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제품이 아니다. 기름이나 가스가 이동할 때 엄청난 압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흥미롭게도 글로벌 피팅시장의 선두주자는 국내 중소기업 ‘성광벤드’다. 이 회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설비와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중동을 비롯한 주요 플랜트 발주국가로의 수출비중은 60%를 넘어선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0년 유로존 재정위기에도 성광벤드의 성장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5.7%가 증가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21.5%를 찍어, 4분기 연속 20% 이상을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세계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국내외 플랜트 산업은 호황을 누리고 있어서다. 특히 해양•셰일가스 플랜트 등 신규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도 성광벤드의 성장에 도움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해외플랜트 수주실적은 2010년 645억 달러에서 지난해 648억 달러로 조금 늘었지만 수익성은 신통치 않다. 주요 건설업체가 저가로 수주량을 늘리고 있어서다. 그러나 성광벤드만은 예외다. 높은 기술력 덕분에 가격을 낮출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저가수주를 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피팅제품의 특성상 물량이 한꺼번에 발주되지 않는 것도 긍정적 요인이다. 피팅제품은 해당 프로젝트의 공사진행 상황에 따라 여러 차례 나눠 발주된다. 이에 따라 생산능력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 물량이 순차적으로 발주돼 안정적인 수급관리도 가능하다.

이런 안정적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성광벤드는 올 4월 신규수주액 450억원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2분기에는 1200억원 규모의 신규수주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의 수주잔고(올 3월 기준)가 200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분기당 매출은 10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성광벤드는 최근 생산효율성 증대를 위해 5만t T피팅제품 전용설비를 추가로 구축하고 있다. 8월 완공이 끝나면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T피팅제품의 수작업 비중을 줄일 수 있어, 최대 10%가량 생산성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성광벤드의 1분기 월평균 수주액은 237억원이다. 지난해 321억원보다 26.4% 줄었다. 하지만 1분기 부진은 전방산업 업체의 발주스케줄 조정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런 관점에서 올해는 월평균 300억원 이상의 견고한 수주실적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사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홍순상 한화투자증권 언양지점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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