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주거형태 MXD 올 가이드

주거복합단지(MXD). 도심 복판에 있는 한 단계 진화한 ‘주상복합아파트’다. 아파트 단지에서 주거•상업은 물론 문화•교육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원스탑’ 주거공간이다. 많은 장점을 가진 주거형태로 인기가 치솟고 있지만 전용률이 낮고 분양가•관리비가 높다는 단점도 있다. 

▲ 주거복합단지는 주상복합에서 한 단계 진화된 주택문화다. 사진은 일본 롯본기힐즈 내 마련된 문화공간.

주상복합아파트에서 한 단계 진화한 주거복합형 아파트단지의 시대가 다가왔다. 주거복합단지는 ‘MXD(Mixed Use Development)’로 불린다. 주상복합과 비슷한 개념이지만 그보다 포괄적이고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다. 한마디로 주상복합을 뛰어넘는 신개념 아파트다.

MXD란 주거•상업은 물론 업무•문화•교육시설이 단지 내에 있는 하나의 소도시를 말한다. 신개념 주거공간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며 힘 빠진 부동산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양재섭 서울연구원(도시공간연구실) 연구위원은 “MXD는 주상복합보다 큰 개념”이라며 “단지와 용도 구성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주거시설 내에 문화•업무공간이 있는 곳뿐만 아니라 인근에 문화•업무시설이 있어도 경우에 따라 MXD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상복합 뛰어넘는 신개념 아파트

MXD가 주목받는 것은 도심 복판에서 다양한 편의시설을 한 번에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장점은 MXD의 인기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을 예고한다. 도심을 선호하는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주택산업연구원에서 발표한 ‘2020년 주택수요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미래엔 도심과 역세권에 대한 선호도가 보다 강해진다. 쾌적한 환경 등에 대한 욕구로 전원주택을 선호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MXD는 주거문화에서 점차 비중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선 MXD가 최근 들어 주목을 끌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대중화된 지 오래다. 도시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MXD도 많다. 일본 롯폰기힐즈, 홍콩 컨벤션 엑시비션센터, 미국 배터리파크시티, 독일 포츠다머플리츠, 프랑스 라데팡스 등이 대표적이다.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라데팡스는 루브르 박물관과 개선문을 중심축으로 세느강 인근에 조성된 복합단지다. 도시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건축물들을 통해 주거는 물론 관광•문화•쇼핑의 중심지로 거듭났다. 대중교통을 도심지하로 연결해 지상의 보행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일본 도쿄東京에 위치한 롯폰기힐즈는 2003년 개장 이후 하루 방문객이 약 10만명에 달한다. 단지 내에 유명 기업들이 입주해 있는 것은 물론 주거시설•미술관•영화관 등이 한데 어울리며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일본 연예인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단지가 이곳이다.

현재 입주가 시작된 MXD는 4개 단지로 파악된다. 2010년 9월 동탄에 위치한 ‘메타폴리스’가 처음으로 입주를 시작했고, 2011년 7월에는 성동구 성수동 ‘갤러리아 포레’가 입주민을 받았다, 지난해 7월에는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메세나폴리스’가 준공돼 입주를 시작했다. 메세나폴리스는 617가구의 고급형 아파트와 함께 세아그룹이 입주한 세아타워 오피스, 그리고 8188㎡ 규모의 문화•상업공간이 함께 조성된 복합단지다.

 
올 1월 말에는 용산구 동자동 ‘아스테리움 서울’이 완성됐다. 아스테리움 서울은 지하 9층, 지상 27~35층의 4개동으로 구성됐다. 이 중 3개동은 아파트가 들어서는 주거용 건물이다. 1개동은 문화공간, 오피스 사무실, 상가로 구성됐다. 단지에서 남쪽으로 조금만 이동하면 현재 조성중인 용산가족공원과 연결된다. 동쪽으로는 남산공원이 이어진다. 아스테리움 분양팀 관계자는 “주택시장이 불경기임에도 아스테리움 서울은 현재 90%가량 분양이 완료됐다”며 “미군부대가 이전하고 용산공원이 단장을 마치면 문화와 휴식공간을 겸비한 주목되는 단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MXD는 불경기임에도 나름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성수동 갤러리아 포레 271㎡형(약 82평)은 2011년 준공한 뒤 1년 만에 3억원 가량 가치가 뛰어올라 업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조망권이 괜찮은 MXD도 적지 않은 프리미엄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공 가능성이 보이자 이제 막 삽을 뜨기 시작한 또 다른 MXD도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 3년 내 준공을 목표로 최근 분양에 돌입한 ‘판교 알파리움’은 881가구 모집에 2만2804명이 몰려 평균경쟁률 26대 1을 기록했다. 2015년 6월 준공을 목표로 1956세대의 대단지가 조성 중인 청주 두산위브 지월시티는 입주가 시작될 즈음 충청권의 핵심 지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올 5월 31일에는 ‘송파 파크하비오’가 사업승인을 통과해 화제를 모았다. 파크하비오는 강남권 최대 MXD가 될 전망이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 276번지 일대 6만1231㎡ 부지에 들어선다. 주택 999가구, 오피스텔 3527실, 고급호텔 481실 그리고 문화•교육•편의시설 등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아직은 갈 길 먼 MXD

▲ 올 1월 준공해 입주민을 받고 있는 아스테리움 서울은 주거공간, 문화, 산업, 오피스시설이결합됐다.
그렇다고 MXD의 미래가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개선해야 할 점도 많다. 우선 여러 시설이 결합되다 보니 정작 주거 전용면적이 낮다. 상업용지에 위치한 데다 첨단 설계 등으로 건축비가 많이 들어 분양가가 일반 아파트에 비해 높다.

성수동 갤러리아 포레의 경우 2008년 분양 당시 3.3㎡당 4600만원을 기록해 국내 최고 분양가로 화제를 모았다. 건물 유지비가 많이 들어 관리비가 비싸다는 단점도 있다. 이는 MXD의 대중성이 낮다는 걸 의미한다. 일반 아파트에 비해 환금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MXD에는 모든 게 갖춰 있다 보니 바쁜 현대인에게 높은 만족감을 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높은 분양가와 관리비는 만족감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Issue in Issue | 주택변천사로 본 MXD

주상복합 대체할
새로운 아파트

MXD는 주거문화의 변천사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자연동굴이나 바위그늘에서 몸을 누이던 게 고작이던 구석기 시대를 지나 신석기•청동기 시대에 들어서면서 주택형태인 ‘움집’이 등장했다. 이후 초가집과 기와집 등으로 주거형태는 발전했다. 현대 들어 주거문화를 혁명적으로 바꾼 게 있다. 아파트다.

전문가들은 1932년 일본에 의해 세워진 서울 충정로 유림아파트를 한국 최초의 아파트로 본다. 해방 이후 우리의 독자 기술로 만든 최초의 아파트는 1958년 성북구 종암동 언덕에 지어진 종암아파트다. 수세식 변기를 설치한 것으로 유명하다. 아파트는 협소한 토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한다. 이런 특성이 우리의 주거문화와 맞아떨어지면서 아파트 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인기가 폭발하면서 아파트는 차츰 대단지화됐다.

그러나 규모가 커지면서 아파트 단지는 점차 도심을 벗어나야 했다. 이에 따라 직주(직장•주거) 접근성이 떨어졌다. 도심 접근성을 높이고 인근상권을 흡수한 새로운 형태의 아파트가 등장한 건 1990년대다. 주상복합아파트다. 이런 유형의 아파트는 용산 시티파크의 청약광풍을 통해 대중에게 크게 어필했다.

그러나 주거공간에 소규모 상업시설을 덧붙인 정도로는 시너지를 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 부동산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주상복합아파트의 인기는 사그라졌다. 최근 들어 주상복합을 대체할 새로운 형태의 아파트가 등장했다. 이것이 바로 MXD다.
유두진 기자 ydj123@thescoop.co.kr|@allinttt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