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양적완화 정책 가능성

▲ 유로존 경제가 회복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경기부양을 위한 적극적인 양적완화 정책의 실행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유로존 경제가 ‘회복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숱한 경기부양책을 활용해 간신히 버티는 국면이지만 상승세를 조금씩 타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참에 더 많은 돈을 시장에 뿌리자’는 의견이 나온다. 강력한 통화정책을 사용하자는 얘기인데, 가능성이 희박하다. 이젠 쓸 돈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유로존 5월 경기신뢰 지수(ESI)는 3월의 88.6보다 0.8포인트 오른 89.4를 기록했다. ESI는 소비자와 기업인들의 경기전망이 어떤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5월 유로존 ESI는 경기가 좋아질 것을 의미하는 100을 넘지는 못했지만 상승세를 타고 있다. 소비자와 기업인들이 경기 전망에 대한 기대가 회복되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유로존의 다른 경제지표는 반대 양상을 띠고 있다. 유로존의 4월 실업률은 12.2%로 전달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4월 실업자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4만명 늘어난 1937만명으로 집계됐다. 25세 이하 청년 실업자수는 362만명에 달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 구매자관리지수(PMI)는 47.7을 기록했다. 4월의 46.9보다는 개선됐지만 여전히 경기확장을 의미하는 50을 넘어서지 못했다. 4월 소매판매도 전월에 비해 0.5% 감소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유로존 경제지표는 조금씩 다른 방향성을 띠고 있다.

김유미 한화증권 연구원은 “긴축에서 성장으로 전환하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해 체감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며 “하지만 내수를 중심으로 한 실물지표는 좋아지지 않았기 때문에 체감지표와 실물지표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CB는 “경기 회복을 위해 통화완화 정책을 필요할 때까지 유지할 것”이라며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경기부양을 위해 양적완화정책을 계속 사용하겠다는 뜻을 시장에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실제로 ECB는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자산유동화증권(ABS) 매입, 저금리 장기대출(LTRO) 등의 정책사용을 검토하고 있다.

 
적극적인 양적완화 정책 가능성 낮아

더 적극적인 양적완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지난해 9월부터 실시한 국채무한매입(OMT)과 금리인하 등 충분한 완화정책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더 적극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사용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로존이 지금 당장 부도가 날 가능성이 있는 다급한 상황이 아니다”며 “위기의 순간이 지나갔기 때문에 급격한 정책의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유로존 경제는 모든 정책을 사용해 현재의 상태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며 “유로존 경제가 쉽게 좋아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사용하기보다 긴축재정을 축소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홍성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로존은 차근차근 나아지고 있다”며 “구조조정을 통해 재정의 건전성이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로존은 더 이상 양적완화 정책을 실시할 여력이 없다”며 “유로존 경기가 살아난다고 해도 세계 경제를 이끌어갈 힘은 없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강서구 기자 ksg@thescoop.co.kr | @ksg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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