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펀드 전략

▲ 악재가 산적한 상황에선 대외 변수에 영향을 받지 않는 배당주와 중소형주를 선택하는 게 좋다.
상반기 펀드시장은 해외 주식시장의 영향으로 대부분 손해를 봤다. 수익을 올린 건 중소형 주식 펀드와 배당 주식펀드 정도다. 외부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아서다. 하반기에도 상황은 비슷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하반기에도 적당한 수익률에 만족하고 현금유동성을 확보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매년 7월이 오면 상반기를 결산하는 각종 데이터와 뉴스거리가 눈길을 끈다. 과연 올해 상반기 펀드시장은 어땠을까.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대외 악재 탓에 결과가 신통치 않았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일본의 엔저정책, 최근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발언, 소리 없이 계속된 중국의 유동성 제한조치 등은 작은 한국 주식시장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더구나 상반기 동안 순자산 100억원 이상의 국내 펀드 400여개 중 46개 펀드만이 수익을 냈다니 투자자들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대부분의 국내 펀드는 대형주 펀드와 인덱스 펀드까지 가릴 것 없이 손해를 봤다. 다만 해외 주식시장의 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지 않는 중소형 주식펀드(3.30%)와 배당 주식펀드(2.54%)만은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 연간 수익률로 환산하면 은행 이자보다는 높은 5% 이상의 수익을 거뒀으니 선방한 셈이다.

이에 비해 해외 펀드는 국내 펀드와 비교되지 않을 만큼 좋은 성과를 냈다. 지역적으로는 일본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 시장과 이머징 마켓이 금융과 헬스케어 테마주를 이끌며 15% 이상의 수익률을 보였다. 전통적인 해외 펀드의 대명사로 불리던 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는 상대적으로 하위그룹의 낮은 수익률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하반기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고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말했던 미국•중국•일본의 정책적 방향이 달라지지 않는 한 전체 주식•펀드시장에서 기대 수익률을 얻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하반기엔 어느 정도 보수적인 수익률에 만족하고, 현금 유동성을 유지하면서 관망하는 게 바람직하다.

최근 국내 주식형 펀드에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전반적인 하반기 장세를 현재 수준보다 더 하락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단기간 내에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 이상으로 상승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하반기 펀드 전략을 어떻게 짜면 좋을까. 국내시장에서는 매년 여름이면 시작되는 배당주를 충분히 활용하길 권한다. 배당주 펀드를 3~6개월 분할매수하는 전략과 중소형 우량주를 중심으로 한 중소형주 펀드가 최선의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 펀드는 조금 다르다. 지금까지 괜찮은 수익률을 보인 해외 펀드들이 상반기와 비슷한 수익률을 낼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변수가 워낙 많아서다. 이 때문에 펀드 전략을 짜기가 쉽지 않다. 기존 펀드의 수익을 현실화할 수 있도록 환매를 통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동남아와 이머징 마켓 중심의 전략을 적절히 결합하는 것을 조심스럽게 권한다. 
조경만 금융컨설턴트(엉클조 대표) iunclejo@naver.com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