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펀드 ‘갈아타기’

▲ 선진국 경제가 진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면 지금은 이머징 마켓을 노리는 게 좋다.(사진=뉴시스)
현재 해외펀드의 삼총사는 미국ㆍ일본ㆍ유럽이다. 일본은 아베효과, 미국과 일본은 경기부양책의 효과를 보고 있다. 투자시장 한편에선 ‘선진국 펀드들이 대단한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는 얘기가 나돈다. 어떻게 하겠는가. 선진국에 투자할 건가, 아니면 선진국 이후의 ‘세상’을 겨냥할 것인가.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을 보면 제아무리 G2(미국ㆍ중국)를 들먹이며 중국을 띄워도 아직은 미국의 시대라는 걸 느끼게 된다. 데이터가 그 사실을 뒷받침한다. 최근 5년간 미국과 중국의 주식시장을 비교해보자.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는 2008년 11월 7일 최저점을 찍었다. ‘리먼 사태’가 2008년 10월 터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엔 금융위기의 충격이 빠르게 전이됐다. 그러다 2009년 6월 7일 상하이종합지수는 다시 최고점을 찍었다. 회복속도가 침체속도 못지않게 빨랐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 이후 상하이종합지수는 계속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반면 미국의 다우지수는 2009년 3월 13일 최저점(6547)이었다. 하지만 4년 이상 꾸준한 회복세를 보여 지금은 최저치의 약 2배(1만5658)에 도달했다. 미국의 주식시장이 그리고 있는 그래프가 중국보다 바람직하고 긍정적이라는 얘기다.

주식시장뿐만이 아니다. 펀드도 비슷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만 해도 브릭스(BRICs)ㆍ이머징마켓ㆍ아시아ㆍ미스트(MISTs) 펀드 등 다양한 펀드가 인기를 끌었다. 수익률도 대단했다. 하지만 그 인기는 일장춘몽에 그치고 있다. 수익률이 대단했던 것만큼 후유증 또한 크다.

중소형 또는 이머징마켓 중심의 펀드가 인기를 끌기 위해선 ‘신흥국’ 중심의 시장이 형성돼야 한다. 하지만 2008년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가 신흥국 중심의 시장흐름을 바꿔버렸다. 미국, 중국 등 경제대국이 세계시장의 흐름을 좌우하면서 주식시장 역시 이들 국가의 상황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현재 미국ㆍ유럽ㆍ일본 펀드가 수익률 상위 펀드 삼총사가 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물론 일본은 아베정책의 단기효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은 경기 부양정책의 효과를 본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부양책이 주식시장과 펀드 수익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지금 선진국 펀드에 가입하는 것은 어떨까’ 혹은 ‘과연 어느 정도의 수익률이 가능할까’라는 거다. 물론 지금까지 적지 않은 자금이 수익률 좋은 선진국 펀드로 유입됐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자료에 따르면 해외 펀드 중 신흥국 주식형 펀드에서는 올초 이후 7702억원이 빠졌다. 반면 선진국 비중이 높은 글로벌 주식형 펀드에는 상당한 자금이 몰렸다. 특히 미국과 일본 주식형 펀드에는 각각 616억원과 1142억원이 순유입됐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게 있다. 수익률 좋은 펀드가 있다면 그것은 6개월이나 1년 전에 투자한 사람이 얻은 수익률이라는 것이다. 지금 투자하는 사람이 가져갈 수 있는 수익률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물론 지금 들어가서 5~10%의 수익률을 더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선진국의 경제성장이 정말 회복세에 들어섰다면 이번엔 이머징 마켓을 노리는 게 수순이다. 주가는 원래 현재 경기보다 6개월 정도 선행되는 수치다. 이머징마켓은 선진국에 수출해 득을 보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좀 더 느긋하게 투자하면 의외의 수익을 볼 수 있단 거다. 
조경만 금융컨설턴트 iunclej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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