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경제 ‘투자계단론’

▲ 유럽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럽 경제 회복과 국내 증시의 상관관계를 파악해야할 시점이다.

유럽 경제가 회복의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MSCI 지수가 미국과 일본을 앞질렀다. 복합 구매자관리지수는 18개월 만에 경기 확장을 의미하는 50을 넘었다. 유럽 경제 회복과 국내 증시 수익률의 상관관계를 따져봐야 할 시점이다.

유럽이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올 6월 말 이후 현재까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 CI) 유럽 16개국 지수는 10.0%나 상승하며 미국(5.5%)과 일본(3.6%)을 앞질렀다. 유럽의 금융여건지수도 기준선인 0을 넘어섰다. 또한 유럽 주요국의 정치적 불안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황이다. 유럽의 회복세를 믿을 수 있을지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다.

9월 22일 독일에서는 총선이 치러질 예정이다. 메르켈 총리에 대한 지지율과 현재 여당의 지지율이 높아 큰 이변이 없다면 메르켈이 이끄는 여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과거 독일 총선 직전 유럽의 정치위험지수가 높아졌다는 것을 감안할 때 9월 이후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질 가능성은 있다.

유럽의 본질적인 문제 중 하나는 정치와 금융시장 위험의 연쇄 반응이었다. 유럽의 경우 정치적 리스크가 커지면 금융시장의 위험 수준이 함께 상승했다. 2010년과 2011년 유럽은 정치위험지수와 유럽 금융여건지수의 높은 상관계수를 보였다. 2011년의 경우 두 지수의 상관계수는 0.9 정도를 유지했다.
 
하지만 2012년 이후 상관계수가 낮아지기 시작했다. 올해에는 정치위험지수가 상승해도 금융여건지수는 큰 변화가 없었다. 이는 2012년 9월 ECB(유럽중앙은행)의 OMT(조건부 무제한 국채매입 프로그램)실행 발표로 정치와 금융시장 위험사이에 방화벽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중요한 점은 경제지표 회복에 순서가 있다는 것이다. 첫째 선행 단계에서는 PMI 제조업지수와 소비심리 등과 같은 체감경기지수가 경제지표 중 가장 빠르게 회복한다. 둘째 동행 단계에서는 산업생산ㆍ소매판매 등과 같은 실물경기의 성격이 강한 지표들이 회복세를 보인다. 마지막 후행 단계에서는 실업률ㆍ은행대출 등과 같은 지표들이 회복하게 된다.

이는 유럽도 마찬가지다. 유럽의 경기선행지수와 동행지수는 각각 2012년 11월과 12월을 저점으로 동반해서 회복하고 있다. 하지만 마이너스권에 머물러 있어 경기 선행지수와 동행지수가 본격적인 확장국면으로 진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후행지수는 여전히 마이너스권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의 경기회복 국면별로 국내 증시 업종의 반응 정도도 다르다. 유럽 경기회복 순서에 따른 국내 증시 업종의 수익률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유럽의 경기선행지수와 동행지수가 마이너스권에서 함께 개선되는 모습을 보일 때는 수익률 순서로 국내 자동차, 자동차부품, 전자ㆍ부품, 은행 등의 업종이 강세를 보인다.
 
지금의 상황이 여기에 해당한다. 유럽의 경기선행지수가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진입하고, 동행지수는 마이너스권에서 개선되는 상황에서는 반도체ㆍ장비, 디스플레이, 전자ㆍ부품, 조선 등과 같은 업종이 강한 상승세를 보인다.

마지막으로 유럽의 경기선행지수와 동행지수가 모두 플러스권에서 상승할 때는 철강ㆍ정유ㆍ화학ㆍ건설 등과 같은 업종이 강세를 보인다. 유럽 실물경기에 보다 밀접한 업종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인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따라 유럽 경기 회복 순서에 따른 유망 업종의 순서를 기억해 투자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이재만 동양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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