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투자리스크

▲ 해외펀드의 수익률이 좋다고 무작정 추격매수했다간 낭패를 볼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경제환경이 심상치 않아서다.(사진: 더스쿠프 포토)
해외펀드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많다. 수익률이 좋아서다. 하지만 조금만 시야를 넓혀 보면 그리 안전한 투자가 아니라는 걸 금세 알 수 있다. 투자환경이 수익률을 올리던 상황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땐 추격매수보다는 좀 더 보수적으로 대세를 따르는 게 순리다.

코스피 종합지수 흐름이 답답하다. 3년 동안 지수 변화가 없는 것도 그렇지만 최근 2년은 전형적인 ‘박스권 장세’를 형성하고 있어서다. 이럴 때 기대수익률을 평균보다 높게 잡고 있는 투자자들은 못 견디게 마련이다. 더구나 해외 펀드 수익률이 최근 상대적인 우위를 보이면서 국내 펀드 중심의 투자자들은 억울할 수밖에 없다. 연 수익률 20~30% 이상이 허다한 해외 펀드와는 달리 국내 펀드는 몇개를 제외하면 정기예금보다 못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는 펀드도 적지 않다.  
 
이럴 때 많은 투자자들은 손해를 봤다는 생각에 다른 대안이 없는지 주변을 살피기 시작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지금까지의 수익률이 좋은 것들이다. 지금이라면 당연히 해외 펀드로 눈이 간다. 그중에서도 30% 이상의 수익률을 낸 펀드는 더할 나위 없다. 프런티어 마켓처럼 특정지역을 대상으로 한 해외펀드나 특정산업에 집중하는 금융섹터펀드 등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는 추격매수를 시작한다. 놓친 수익률을 한꺼번에 만회하겠다며 위험천만한 베팅도 마다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되레 나쁜 선택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 단순한 수치상의 수익률만 보일 뿐 제대로 된 정보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강조했던 것처럼 이미 가시적인 수익률을 보이는 펀드는 투자 전 여러 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수익은커녕 쪽박을 찰 수도 있다.

투자 성공확률이 높은 사람들은 특징이 있다. 기다림에 익숙하다는 거다. 그들은 수익률만 좇아 투자처를 옮기는 게 아니라 상황을 꼼꼼히 따진 후 몇년에 한번 투자를 한다. 투자한 펀드가 약간의 손해를 봤다고 해서 일희일비하지도 않는다.

 
보수적인 전략 유지할 때

해외펀드를 추격매수해서는 안 되는 이유는 또 있다. 글로벌 경제를 위축시킬 만한 이슈가 많아서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중국경제의 경착륙 여부, 일본 아베노믹스 리스크 등이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로존이 완전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미국ㆍ중국ㆍ일본, 그리고 유럽의 경제상황이 전세계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더구나 유동성 축소정책이나 소극적 경기운용은 거대한 소비시장의 축소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경제정글이 불타면 나무도 살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런 글로벌 경제의 거시적 환경을 무시하고 개별적인 펀드를 추격매수하는 것은 확률이 떨어지는 게임에 베팅하는 격이다. 대세를 거슬러 움직이는 특별한 상품은 드물 뿐만 아니라 찾기도 어렵다는 얘기다.

시장에 대한 기대가 클 때 내리는 결정은 나중에 더 큰 실망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이 때문에 지금의 투자전략은 보수적이어야 한다. 전체를 읽으면서 안전을 생각하는 것이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전략이다. 
조경만 금융컨설턴트 iunclej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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