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민 대상그룹 부장의 ‘혁신 신호탄’

식품업체 대상의 서울 신설동 사옥이 리모델링 중이다. 무려 41년 만이다. 그동안 변화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던 대상이 ‘사옥’을 탈바꿈하는 것은 의미가 크다.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 맞춰 ‘기업 DNA'를 바꾸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서다. 이를 진두지휘하는 이가 있다. 임상민 대상 전략기획본부 부장이다.

▲ 2012년 10월 임상민 부장의 복귀와 함께 대상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식품기업 대상은 현재 서울 신설동 사옥 내부를 새롭게 꾸미고 있다. 말하자면 ‘리모델링’. 일하기 좋은 환경, 보다 창의적인 일터를 만들기 위해서다. 몇개팀을 제외한 대부분의 직원은 상봉동 사옥으로 출근하고 있다. 흔한 리모델링이지만 대상으로선 특별한 일이다. 41년 만에 처음으로 사옥을 손보는 것이라서다.

이 리모델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는 임상민 대상 전략기획본부 부장(부본부장)이다. 임창욱 대상 명예회장의 차녀이자 대상그룹의 지주회사 대상홀딩스의 최대주주(지분율 38.36%)다. 임 부장은 지난해 10월 영국 유학을 마치고 대상에 복귀한 이후 ‘기업 DNA’를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설동 사옥 리모델링이 그 신호탄이다.

대상은 고추장과 미원 등 한 가지 식품을 오랫동안 만들어온 기업이다.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기업 문화가 짙다. 이 때문에 새로운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임 부장이 일으키는 새로운 바람이 주목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임 부장이 변화를 꾀하는 건 또 있다. 사업포트폴리오다. 임 부장은 현재 대상의 ‘글로벌화’를 꾀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국내 식품시장이 포화상태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대상이 강세를 보이던 아시아 시장에서도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올 상반기 대상은 아시아 시장에서 지난해 동기 대비 16% 줄어든 매출 2552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대상은 지금껏 국내시장에서 성공한 제품만을 해외시장에 선보였다. 동남아시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미원 등 조미료류와 일본ㆍ중국시장에 진출한 홍초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해외 각 지역에 맞는 상품을 전략적으로 개발하는 일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세계인의 입맛 사로잡아야

많은 유통전문가들이 “동남아를 제외한 다른 시장에서 대상제품이 외면 받고 있는 것은 전략적 미스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지적하는 이유다.

이정희 중앙대(산업경제학과) 교수는 “국내에서 성공한 제품을 가지고 해외 진출하는 것은 나쁘지 않은 전략이지만 한계가 있 다”며 “아시아 등 비슷한 문화권에서는 제 품이 팔리지만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지는 못한

▲ 9월 4일 대상 신설동 본사의 내부 공사가 진행 중이다.
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대상이 해외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해외 각 지역에 맞는 전략적인 제품을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임 부장은 현재 전략기획본부(부본부장)에서 신사업 발굴과 글로벌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전략을 짜는 것이다. 아직은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백준호 전략기획본부장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아직은 경영 수업이라는 측면이 강하다 ”며 “대상의 글로벌화뿐만 아니라 그룹 경영 전반적인 내용을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박용선 기자 brave11@thescoop.co.kr | @brave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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