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의사록 살펴보니…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양적완화의 축소를 사실상 확정했다. 이는 출구전략이 서서히 시작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시기에 대해선 아직 일치된 견해를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기지표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연방준비제도(연준·Fed) 내부에서는 경제가 회복되면 연내 현행 양적완화 정책을 축소하기로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출구전략 일정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출구전략 시간표를 ‘올해 후반기’라고만 표현했을 뿐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채권 매입을 줄일지에 대한 세부 일정은 여전히 제시하지 않았다.

▲ 버냉키 의장은 올해 후반기에 자산 매입을 축소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연준 위원들도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연준이 8월 21일(현지시간)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7월 30∼31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대다수 위원은 고용 등 경제 상황이 개선되면 월 850억 달러의 국채와 모기지 채권의 매입 규모를 연내 축소한다는 벤 버냉키 의장의 출구전략 일정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 5월 경제가 지속적으로 개선된다면 올해 후반기에 자산 매입을 축소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고 6월에는 경제 개선을 전제로 내년 중반기까지 양적완화를 완전히 종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날 공개된 7월 FOMC 회의록은 다른 연준 위원들도 버냉키 의장의 의견에 대부분 동의한다는 의미다.

 
대부분 경제학자는 버냉키 의장이 9월이나 12월 중요한 정책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열기 때문에 출구전략 일정이 9월이나 12월로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FOMC 회의는 9월, 10월, 12월 3차례 더 열린다. 금리에 관련해 연준 위원들은 7월 FOMC 회의에서 실업률이 6.5%로 떨어질 때까지 0∼0.25%로 0에 가깝게 유지하는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가기로 했다. 일부 의원들은 심지어 금리를 이보다 더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버냉키 마음 통했나

 
경제성장과 관련해 일부 위원들은 높은 모기지 금리, 세계 경제성장 둔화, 연방정부 예산 자동 삭감 등을 이유로 올해 말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증가할 것이라는 데는 6월 FOMC 회의 때보다 확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위원들은 주택시장이 높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 위원들은 대체로 지난해 9월 채권 매입을 시작한 후 경기침체의 위험이 줄었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7월 FOMC 회의 후 발표된 고용지표에서 긍정적 결과와 부정적 결과가 같이 발표됐다. 7월 일자리가 16만2000개 늘었지만, 이는 지난 3월 이후 최저치다. 고용주들은 올해 매달 평균 19만2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평균치보다 조금 개선된 결과다. 7월 실업률은 7.4%로 지난해 9월 실업률 7.8%보다 내려가 4년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실업수당 신청건수도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뉴욕타임스는 “연준이 공개한 회의록에서 출구전략 시점을 명시하지 않음에 따라 시장에 혼란을 가중시켰다”며 “연준이 월가와 전 세계로 하여금 계속 추측만 하게 만들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기현 기자 lkh@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