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형펀드의 오해와 진실

▲ 적립식 펀드는 당장의 수익률에 일희일비할 게 아니라 긴 안목으로 지켜봐야 한다.(사진=뉴시스)
최근 재형저축펀드의 수익률이 시원치 않다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이는 적립식 펀드를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적립식 펀드의 특징은 장세가 하락기에 있을 때 ‘수익률 기여도’가 높다는 것이다. 재형저축펀드가 3~7년의 만기 상품이라는 걸 감안할 때 하락장세가 꾸준히 이어져야 상승장세가 왔을 때 득을 볼 수 있다.

며칠 전 모 일간지에 ‘비과세 내세운 재형저축펀드 출시 6개월 만에 위기’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내용은 이렇다.

“올 초 취업에 성공한 박씨는 목돈을 모으기 위해 별다른 고민 없이 재형저축펀드에 가입했다. 그러나 요즘 박씨는 재형펀드 통장만 보면 한숨만 나온다. 다달이 쌓여가는 돈을 기대했지만 여섯달이 흐른 지금 오히려 원금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서민의 재산형성을 위해 마련된 68개 재형저축펀드의 수익률이 지난 3개월간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비과세를 내세우며 저소득•중산층 근로자들에게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수익률 참패로 체면을 구겼다.”

사실 이런 내용의 기사가 처음은 아니다. 다만 이런 유형의 기사가 일반인에게 재형저축펀드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게 문제다.

투자는 낮을 때 사서 높을 때 파는 게 기본이다. 저가매수, 고가매도 전략이다. 쉽게 예를 들어보자. 1년 동안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에서 1800포인트로 떨어졌다가 다시 2000포인트로 회복되는 장세에서 매월 100만원씩 적립식 투자를 했다고 가정해보자. 표에서 A항목은 회차를 의미한다. 먼저 주식시장이 B항목처럼 2000포인트→1800포인트→2000포인트로 움직이는 동안 수익률(C항목)은 0%→-4.71%→5.20%로 변했다. 시장이 하락하면 투자금을 날리고, 반대의 경우엔 이익을 본다는 주식시장의 평범한 진리를 잘 보여주고 있다.

 
주목할 점은 1년 후 투자수익률에 기여하는 단계가 어디냐는 것이다. C항목의 수익률을 보면 코스피지수가 1800포인트로 떨어졌을 때 수익률은 -4.71%였지만 수익률에 기여한 정도는 11.11%였다. 1900포인트 이상에서 불입한 1~3차월, 10~12차월은 되레 평균수익률을 줄이는 역할을 했다. 
 
초반 수익률에 목 매달지 말 것

이는 적립식 투자를 시작한 후 시장이 크게 하락해야 수익률이 높아진다는 걸 잘 보여준다. 따라서 위의 기사처럼 초기 3~4월차의 수익률로 최종 수익률을 재단하는 건 무리가 있다. 하락 장세가 지속돼야 다시 상승 장세가 됐을 때 더 큰 수익률이 나온다는 걸 감안하면 3~4월차의 수익률 하락에 목 매달 필요는 없단 얘기다.

오히려 하락 장세가 계속 이어지지 않고, 수익률이 떨어지는 상황이 지속되지 않는 걸 탓해야 할 일이다.  물론 펀드를 중도 해약하지 않고 만기까지 가져갔을 때 얘기다. 결국 이와 같은 적립식 펀드의 속성을 알고 있다면 재형저축펀드에 가입하고 투자한 후 2~3개월 만에 손실이 났다고 해서 호들갑을 떠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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