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람상조의 ‘★★ 고문단’

▲ 오너의 횡령사건으로 어려움을 겪은 보람상조의 고문단이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고 있다. 사진은 이인규 전 중수부장.(사진=뉴시스)

전직 국세청장과 전직 대검 중수부장이 ‘고문’으로 있다면? 이 회사의 고문단은 막강일 게다. 상조업계 2위 업체 보람상조의 얘기다. 보람상조는 비리혐의로 형을 살던 최홍철 회장이 사면된 직후 막강 고문단을 구성하기 시작했다. 흥미롭게도 여기엔 ‘재계의 저승사자’로 불리던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이 있다.

상조업계 1위를 고수하던 보람상조가 쇠락의 길에 접어든 것은 2010년, 최홍철 회장이 횡령혐의로 구속되면서다. 최 회장은 형인 최현규 부사장과 함께 2007~2009년 300억원대의 회사자금을 빼돌리고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이 드러나 파장을 일으켰다. 2011년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최 회장은 지난해 12월 성탄절 특사로 가석방됐다.

이 사건으로 보람상조는 상조업계 선두자리를 현대종합상조에 내줬다. 와신상담하던 최 회장은 막강 고문단을 구성했다. 이유는 두가지 였을 게다. 무엇보다 경영자문을 구할만한 조력자가 필요했을 게다. 둘째는 위기가 닥쳤을 때 사건해결의 물꼬를 터줄 이가 절실했을 게다. 한마디로 조력자와 방패막이가 동시에 필요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보람상조의 고문단은 이삼봉 전 공정거래위원회 국장(경영고문), 이주성 전 국세청장(세무고문), 박윤식 전 LG그룹 부사장(해외고문), 이인규 전 대검찰정 중앙수사부장(법률고문), 신진식 전 GS그룹 상무(상임고문) 등 5명. 기업인 출신은 박윤식ㆍ신진식 고문이다. 박윤식 고문은 LG그룹에서 30여년간 일한 해외파견 업무 전문가다. LG 베이징트윈타워 부사장을 역임했다. 신진식 고문은 GS그룹 상무와 GS그룹 계열사 ‘자이서비스’의 대표를 지냈다.

 
나머지 3명은 정부 인사 출신이다. 이삼봉 고문은 공정위 예산조정작업단장을 역임했다. 이주성 고문은 2005년 3월~2006년 6월 국세청장(15대)을 지냈다. 국세청장 재임 당시 이주성 고문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재임기간 차별 없는 과세원칙을 확립하고, 론스타 등 6개 외국계 펀드회사를 사상 처음으로 세무조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숱한 의혹에 시달리면서 2006년 사퇴했고, 2008년엔 뇌물사건에도 연루됐다. 국세청장으로 근무하던 2005년 대우건설을 인수하려던 프라임그룹으로부터 청탁 대가로 20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받은 것이다. 2009년 10월 징역 2년6개월을 선고 받은 이 고문은 1년만인 2010년 10월 교정의 날 특사로 가석방 됐다.

법률 고문은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다. 이인규 고문은 검사로 활동하던 시절 ‘재계의 저승사자’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2003년 형사9부 부장검사로 일하며 SK글로벌이 분식회계를 통해 1조5587억원의 이익을 부풀린 혐의를 파헤쳤고, 최태원 SK그룹회장을 구속시켰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의 횡령ㆍ탈세사건, 황우석 박사 논문조작 사건, 바다이야기 게임 비리 수사를 지휘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리를 수사한 주인공도 그다. 이 고문은 2009년 5월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정치적 책임을 지고 중수부장에서 물러났다. 현재는 법무법인 바른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상조업계 관계자는 “2010년은 상조업계의 비리가 밝혀지면서 최 회장은 힘든 시기를 보냈다”며 “상조업계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게 보람상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 회장이 막강 고문단을 구성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서구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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