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과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대전」은 식탐, 교만, 나태, 탐욕, 정욕, 시기, 분노를 ‘7 deadly sins(7가지 대죄)’라고 표기한다. 영화 ‘세븐’의 살인마 존 도는 ‘deadly sin’을 혹시 문자 그대로 ‘죽을 죄’라고 직역해 살인을 저지른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토마스 아퀴나스가 설마 그것을 ‘모두 죽어 마땅하고 모두 죽여야 한다’고 가르쳤을까.연쇄살인마 존 도가 소위 ‘7가지 죄악’을 범한 7명을 7일간 살해하는 스토리는 흥미롭기는 하지만 마냥 통쾌하고 후련해하기에는 뭔가 찝찝하다. 그 ‘찝찝함’의 원인
영화 ‘세븐’에서 신의 대리인을 자칭한 연쇄살인마 존 도에게 걸린 또 한명의 희생자는 매춘부다. 죄목은 ‘정욕(lust)’. 정욕은 모든 종교에서 예외 없이 죄악시한다. 같은 욕망이지만 ‘열정(passion)’은 신의 의지에 따르는 정신적 욕망으로 상찬받지만, 정욕은 신의 의지에 반하는 육체적 욕망으로 철저하게 죄악시된다.인간이 신의 피조물이라고 하는데, 어찌 된 일인지 신이 만든 인간의 모든 육체적 본능은 항상 문제적이고 죄가 된다는 것이 인간으로서 조금 의아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7가지 죽을 죄(se
존 도가 ‘나태(sloth)’의 죄를 물어 살해한 잡범은 도시에서 아동포르노와 마약을 퍼뜨리며 먹고살던 이였다. 무척이나 부지런하게 아동포르노와 마약을 팔고, 역시나 부지런히 악덕 변호사를 찾아다니며 도움을 받아 가석방되곤 했다. 그리고 가석방이 되자마자 또다시 부지런히 아동포르노와 마약을 사고 팔기 위해 돌아다니다가 변을 당했다.존 도가 ‘나태’의 죄로 정죄한 잡범을 살해한 방식은 대단히 독특하다. 서머셋과 밀스 형사가 살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 잡범은 침대에 결박된 채 거의 미라와 같은 끔찍한 모습으로 발견된다. 당연히 시체
‘세븐’에 등장하는 연쇄살인마 존 도는 7가지 죄악의 정죄 대상을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선택한다. 전세계를 대상으로 혹은 전국 단위로 죄악마다 1명씩 추출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주변에서 죄목마다 비슷한 대상을 1명씩 찍는 방식이다. 찍힌 사람들은 참으로 억울할 일이다. ‘이상한 놈’ 옆에 살다가 벼락 맞는 꼴이다.아마도 극단적인 기독교 광신자인 듯한 존 도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대전」에 명기된 인간이 범해서는 안 될 ‘7가지 죄악(seven deadly sins)’을 저지른 자를 신을 대신해 응징한다. 그러나 존 도의 정죄
신의 대리인을 자임하며 인간의 7가지 죄악을 대신 정죄하는 연쇄살인마 존 도가 ‘Pride(자부심)’의 죄목으로 선택한 대상은 젊은 여자 모델이다. 이 모델은 평소 자기 외모에 대한 자부심으로 못생긴 여자들을 무시하고 조롱하는 행적으로 존 도의 레이더망에 걸린다. ‘자신의 가치, 지위, 성취’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자부심이다.존 도가 여자 모델을 처단하는 방식은 대단히 독특하다. 우선 이 모델의 생명이라고 할 만한 ‘반반한’ 얼굴을 난도질해 버린다. 그리고 그녀의 한 손에는 수면제 한 통을, 또 다른 한 손에는 전화기를 강
대개의 영화감독들은 작품의 마지막에 극적인 ‘반전’ 장치를 마련해두곤 한다. 영화에서 반전은 이제 일반적인 형식처럼 여겨진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이야기가 마지막을 향해 갈수록 반전이 일어나길 내심 기대한다. 이렇게 반전 영화가 많아지니 이젠 웬만한 반전의 구도로는 관객의 반전 욕구에 부응하기 어렵다.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세븐’에서 선보이는 반전은 역시 명장답게 극적이고 관객의 허를 찌른다. 연쇄살인마 존 도는 식탐, 나태, 교만, 욕정, 탐욕의 죄악을 저지른 자들은 차례로 살해한다. 이제 기독교 교부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가 「
기독교의 ‘7가지 죄(seven deadly sins)’를 범한 자들을 정죄하는 연쇄살인마 존 도의 행각은 정점을 향해 치닫는다. 그 와중에 ‘분노(wrath)의 죄’를 지은 자에 대한 정죄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분노의 죄악을 범한 죄인으로 선발된 인물은 다름 아닌 존 도를 추적하는 밀스 형사다. 밀스에게 가해지는 형벌의 정도는 실로 가혹하다.일벌백계식의 처벌에 걸린 자들은 참으로 운수가 사납다. 세상에 화 한번 안 내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화를 한번 냈다고 사형선고를 받고 사형이 집행된다면 참으로 기가 막힐 일이다. 나
동양에 아내를 집에서 내칠 수 있는 ‘칠거지악七去之惡’이 있었다면, 서양엔 사람을 세상에서 내칠 수 있는 ‘칠거지악’이 있다. 바로 기독교의 ‘7가지 죽을 죄(seven deadly sin): 식탐·교만·욕망·분노·욕정·나태·시기다. 둘 다 ‘일곱’이라는 수는 같지만, 동양의 칠거지악과 서양의 7가지 죽을 죄의 공통점은 ‘시기’와 ‘욕정’뿐이다.존 도의 연쇄살인 행각 첫 희생자는 집에 틀어박혀 ‘먹기’로 일관하는 비만환자다. 존 도는 이 딱한 비만환자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고 스파게티를 ‘죽도록’ 먹이고, 마침내 더 들어갈 수 없을
‘세븐’에 등장하는 연쇄살인마 존 도(John Doe)는 여느 연쇄살인마와는 분명 다르다. 연쇄살인마들은 야구선수가 ‘연속 안타’의 기록에 도전하듯 10명, 20명, 아니 그 이상의 사람들을 살해하는 살인행각을 이어가지만, 존 도는 미리 7명의 살인을 예고하고 정확히 매일 1명씩 일주일간 처치한다. 참으로 절제되고 강렬한 연쇄살인이다. 연쇄살인마들이 대개 ‘만만한 상대’를 골라 이유 없이, 혹은 충동적 본능을 만족시키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반면, 존 도에게는 살인에 대한 분명한 이유가 있다. ‘개인적인 욕망’이 아니라 대단히 ‘사
데이빗 핀처 감독의 영화 ‘세븐’은 관객들에게 ‘죄악(sin)’와 ‘범죄(crime)’의 의미를 묻는다. 존 도(John Doe)는 기독교가 가르치는 ‘7가지 죄악(탐식·나태·시기·교만·욕정·탐욕, 분노)’을 범한 자들을 처벌하기 위해 연쇄살인이라는 ‘범죄’를 저지른다. “이 세상에서 ‘죄악’을 몰아내기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정당화될 수 있다.” 존도에게 범죄는 이런 거였다.기독교의 가르침에서 7가지 ‘죄악’은 분명 ‘7가지 죽을 죄(seven deadly sin)’로 명기돼 있다. 말 그대로 ‘죽어야’ 한다. 알아서 죽어주지 않으면
‘SE7EN’ 에 등장하는 베테랑 형사 서머셋(모건 프리먼)은 정년을 일주일 앞두고 방전 상태에 빠진다. 평생을 극악무도한 사건 현장에서 뛰어다녔지만 세상은 전혀 나아지지 않으니 허무할 따름이다. 제대 날짜만을 손꼽는 말년 병장과 같은 모습이다. 서머셋 형사는 퇴임하면 시골에 가서 농장 일이나 하며 평화롭게 말년을 보낼 꿈을 꾼다.그런 서머셋 형사 곁에 새파랗게 젊은 밀스(브래드 피트) 형사가 ‘시골’에서 후임자로 온다. 밀스는 서머셋과는 정반대로 시골의 따분함이 지겨워 ‘액션’이 넘치는 대도시로 기를 쓰고 찾아온 형사다. 서머셋이
‘명장’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SE7EN(1995년)’은 연쇄살인마가 등장하는 범죄스릴러 영화의 전형이다. 그러나 ‘인간의 7가지 죄악’을 모티브로 삼아 다른 범죄스릴러물과는 차별화된 ‘무거움’을 전달한다. 단테의 「신곡」과 제프리 초서(Geoffery Chaucer)의 「캔터베리 이야기(The Canterbury Tales)」가 다루는 인간 군상의 모습과 죄악이 사건 실마리를 푸는 열쇠로 등장한다. 영화는 온통 7이라는 숫자로 구성된다. 연쇄살인마 존 도(케빈 스페이시)는 7일 동안 단테의 「신곡」에서 경고한 7가지 죄악인 ‘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