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드로 대령(앤서니 홉킨스)은 ‘인디언 전쟁’에 참여해 아녀자들과 아이들, 노인들만 모여있는 인디언 마을을 불지르고 닥치는 대로 죽여야 하는 임무를 받는다. 자신의 의지는 아니지만 군인이 ‘국가’의 명령을 거역할 수 없는 일이다. ‘인디언 전쟁’ 아닌 ‘인디언 대학살’을 마무리 지은 러드로 대령은 군인의 상징인 칼을 패대기치고 국가와 군대를 버린다. 국가에 대한 배신감과 환멸, 그리고 학살의 죄책감에 무너진 러드로 대령이 찾아가 몸을 의탁한 곳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몬태나주의 황량한 산기슭이다. ‘몬태나(Montana)’라는 이
당연한데 신선하다. 지난 1월 퇴임한 박보영(57) 전 대법관이 고향인 전남 순천과 가까운 곳에서 판사 임용을 희망해 화제다. 퇴직 대법관이 시골근무를 지원한 게 뭐 대단하냐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사람이 있겠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이런 일이 너무 드물다. 대법원은 1995년부터 원로 변호사들을 시ㆍ군법원 판사로 임용해왔으나 지원자가 없어 2010년을 끝으로 임용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동안 대부분의 퇴임 대법관들은 ‘전관예우’라는 무기 하나로 서울에서 밥벌이를 해왔기 때문이다. 대법관 출신 변호사가 변호인 선임서에 도장 한번 찍어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