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이트 클럽’은 척 팔라닉(Chuck Palahniuk)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다소 난해한 이 ‘컬트 무비’는 원작자 폴라닉이 독일 철학자 니체에게 심취한 인물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면 한결 이해하기 편하다. 그는 니체처럼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장황한 설명 없이 잠언箴言(교훈이 되는 짧은 말)처럼 던진다. 주제 역시 니체가 상정한 예언자 ‘자라투스트라(Zarathustra)’의 분위기를 풍긴다.영화 속 테일러 더든(브래드 피트)은 다중인격체인 주인공이 자신의 무기력을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낸 또다른 인격체이자 ‘선지자
■ 1안: 재정안정안 : 보험료율 현행 9%에서 12%로 올리고 소득대체율 40% 유지.■ 2안: 소득보장안 : 보험료율 현행 9%에서 13%로, 소득대체율 현행 40%에서 50%로 인상.# 국민연금 개혁의 방향이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소득대체율을 현행 40%에서 50%로 올리는 쪽으로 잡혀가고 있다. 지난 13ㆍ14일, 20ㆍ21일 총 4일에 걸쳐 열린 ‘연금개혁 공론화 500인 회의’의 시민대표단 절반 이상이 이 방안을 지지했기 때문이다. # 그렇다면 말 많고 탈 많던 국민연금의 개혁안이 드디어 확정된 걸까. 그렇
“과거의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려 보세요.” 누구나 하나쯤 갖고 있을 법한 행복의 기억. 하지만 청소년 상담을 하다 보면 “행복했던 기억이 없다”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행복을 떠올리려 할수록 나쁜 기억이 더 많이 떠오른다고 하소연하는 아이들도 있다. 이런 아이들에게 영화 ‘시네마천국’의 주인공 토토에게 행복한 기억을 남겨준 영사기사 ‘알프레도’ 같은 어른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청소년 상담에선 과거의 경험을 다룰 때가 많다. 우리가 과거에 주목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과거의 경험이 현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반대
지난해 야당 유명 정치인의 부모 무덤이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누군가가 무덤 봉분과 주변에 구멍을 내고 한자가 적힌 돌을 박아둔 거다.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흑주술’ ‘주술 저주’ 같은 단어를 공중파 뉴스에서 언급했다. 민속학자나 무속 전문가들은 이 사건을 두고 진지하게 주술 여부를 논의했다.이 사건은 지지자들이 벌인 것으로 밝혀지며 마무리됐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주술의 힘을 증명하기도 했다. ‘부모의 무덤을 훼손해 정치인을 저주한다’는 인과관계가 없는 사건에 많은 사람이 공감과 공분을 보냈기 때문이다.여전히 누군가는 점을
# 보이스피싱 기술이 한층 더 진화했습니다. 우리의 가족, 동료를 사칭하는 것도 모자라 이젠 목소리까지 흉내내기 시작했습니다. 영화에서나 벌어질 일을 가능하게 만든 건 인공지능(AI) 기술입니다. 몇십초의 짧은 음성파일을 학습하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의 목소리를 완벽하게 재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당한 사람이 바보”라면서 냉소적으로 쏴붙일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AI가 만들어낸 ‘목소리’는 말투, 목소리톤, 심지어 감정까지 담아냈습니다. AI가 만들어낸 그 목소리는 얼마나 정교할까요? 더스쿠프가 ‘딥보이스 보이스피싱
정부가 부담금 정비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2002년 부담금관리기본법 도입 이후 최초의 전면 정비”라면서 “32개 부담금을 폐지ㆍ감면해 연간 2조원 수준의 국민ㆍ기업 부담을 경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 부담을 줄여준다니 고마운 일이다. 문제는 세금이 모자라 고민인 정부가 펼 만한 정책이냐는 거다.‘특정한 공익사업에 필요한 경비(일부 또는 전부)를 해당 사업과 특별한 이해관계를 가진 자에게 부담 지우는 금전적 의무.’ 부담금의 사전적 의미다. 책임 있는 이에게 부과하는 의무인 셈이다.예컨대 상대적으로 더 많은 환경오염을 유발
백의종군의 길에서도 이순신은 민중의 존경을 받았다. 헛된 대접을 받지 않았고, 자신을 받드는 이들에게도 ‘청렴을 지킬 것’을 주문했다. 이순신을 돕는 이들이 다른 사람의 대접을 받고 왔을 땐 엄하게 ‘회초리’를 들기도 했다. 심지어 한 스님의 ‘짚신’ 선물까지 값을 치르고 받았다. 이순신은 모름지기 지도자가 어때야 함을 몸으로 보여준다. 4·10 총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은 금배지들이 배워야 할 덕목이다.이순신이 백의종군에 나서는 길에는 둘째 아들 울과 조카, 그리고 심부름 등을 해주는 몇명의 종들이 동행했다. 여기에 호송임무를 맡
제2의 냉전은 다시 시작했는가. 러시아는 중국ㆍ북한의 손을 잡고 있다. 대만을 향한 중국의 침공 위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한ㆍ미ㆍ일 동맹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국이 과거사 문제에서 한발짝 물러나도 일본은 긍정적인 답을 주지 않고 있다. 일본은 가해자인가 피해자인가.지금 동북아에는 신냉전이 전개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궁지에 몰린 러시아는 중국, 북한과 동맹을 강화해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에 반기를 들고 있다.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의 원칙 아래 대만의 독립을 부정
# 지금 제주 바다에선 ‘갯녹음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현상은 암반 지역에서 자라야 할 미역·톳·모자반 같은 해조류가 사라지고, 하얀 석회 조류만 남는 게 특징입니다. 그래서 ‘바다 사막화’라고도 불리죠. # 문제는 최근 심각해진 지구온난화로 갯녹음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해조류를 먹이로 삼는 소라 생산량이 지난 10년 새 32.5%나 줄었다고 합니다. 이 현상을 방치하면 먹이사슬이 깨져 제주 바다의 생태계가 무너질지도 모릅니다. 생기를 잃어가는 제주 바다를 이대로 보고만 있어야 할까요. 이윤주·조창
「용을 낚는 사람들」박태일 지음 | 소명출판 펴냄박태일 시인의 첫 시선집이다. 1980년부터 지금까지 삶과 죽음, 개인과 역사를 탐구한 210편을 수록했다. 토박이말과 율격으로 시인은 정신의 지향을 형상화한 시를 써 왔다. 표제시에서 말하는 용은 강, 두만강이다. 그렇기에 시에는 재중겨레의 삶이 담겨있다. 존재하는 것은 그 자체로 비극일지 모르지만 그 존재 너머에는 평화로운 삶 또한 함께 있다. 그런 믿음 때문에 박태일의 시는 우리 문학의 든든한 지표다.「새우에서 고래로」라몬 파체코 파르도 지음 | 열린책들 펴냄세계 최빈국에서 강대
문예지는 이제 이전만큼의 독자가 없다. 그럼에도 문학계가 말하고 주목하는 이야기를 살펴보기에 문예지만한 플랫폼은 여전히 없다. 2024년 봄, 문학이 말하는 세계와 주목하는 사건은 무엇이 있을까.벚꽃이 피는 봄이 오면 문예지도 찾아온다. 더이상 문예지를 보는 이들이 없는 시대라지만 그럼에도 문예지는 여전히 문학계의 플랫폼이자 생태계다. 그래서 문예지를 훑는 것만으로도 올해 문학계가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하려는지 알 수 있다. 2024년도 문예지들은 특히 사회문제를 인식하려는 경향이 뚜렷했다. 더스쿠프 Lab.리터러시팀이 2024년
민주당 계열(통합민주당ㆍ민주통합당ㆍ더불어민주당) 정당의 총선 부동산 공약은 상황에 따라 바뀌었다. 세입자, 청년, 신혼부부를 위한 정책들은 임대에서 자가 소유로 중심을 옮기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 지킨 공약도 있지만 지키지 않은 약속도 많다. 문제는 여전히 ‘주거 안정’이라는 대전제를 해결해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 참고: 22대 4ㆍ10 총선에서 가장 어린 유권자는 2006년 4월 11일생이다. 의회 권력을 사실상 독점해온 두 거대 정당은 이들이 첫 선거권을 가질 때까지 얼마나 많은 공약을 내걸었고, 또 얼마나 지켰을까. 답을
정치인은 설거철만 되면 시장을 찾는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듣고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실제로 역대 총선 공약집을 보면 자영업자의 사정이 좋아질 수밖에 없는 약속들로 가득하다. 그런데도 자영업자들이 갈수록 벼랑 끝으로 몰리는 이유는 뭘까. 답은 간단하다. 공약을 지키지 않아서다.[※참고: 22대 4·10 총선에서 가장 어린 유권자는 2006년 4월 11일생이다. 의회 권력을 사실상 독점해온 두 거대 정당은 이들이 첫 선거권을 가질 때까지 얼마나 많은 공약을 내걸었고, 또 얼마나 지켰을까. 답을 찾기 위해 더스쿠프
5.9%. 지난해 청년실업률이다. 역대 최저치다. 청년일자리 문제가 역대 정부의 오랜 숙제였다는 걸 감안하면 의미 있는 수치 변화다. 중요한 건 이 변화가 거대 양당이 내놓은 공약 덕분이냐는 거다. 공약의 성과라면 ‘청년일자리 공약’을 이행한 성과물이 적지 않을 텐데, 과연 있을까. 더스쿠프의 22대 4ㆍ10 총선 기획 ‘지키지 않은 약속➍ 국민의힘-청년일자리’ 편이다.[※ 참고: 22대 4ㆍ10 총선에서 가장 어린 유권자는 2006년 4월 11일생이다. 의회 권력을 사실상 독점해온 두 거대 정당은 이들이 첫 선거권을 가질 때까지
# 약속은 신뢰다. 약속을 허투루 다루면 ‘사적 관계’도 허물어지게 마련이다. “왜 못 지켰는지” “언제쯤 지킬 건지”를 설명하는 건 약속을 어긴 이의 채무다. # 하물며 사적 관계도 이런데, 공적 약속을 습관처럼 잊는 사람들이 있다. 여야 금배지들이다. 때만 되면 ‘공약의 성찬盛饌’을 늘어놓지만, 그걸 지켰는지 지키지 않았는지 분석조차 하지 않는다. 혹여 지키지 않았더라도 성찰 따윈 없다. 다음 선거 때 모른 척 ‘재탕삼탕’ 공약만 내놓으면 그만이다. 이들에겐 공약 이행도를 알려야 할 법적 의무도 없으니 ‘고질병’은 갈수록 심해진
나의 키에 관한 대화체 형식의 짧은 보고서엄마 사 주세요 나의 키, 나이키! 나의 키는 저주 받았어요 어둑어둑 밤 저수지가를 배회하는 땅강아지 같아요 안돼, 접때 사 준 멜로디언도 빚쟁이들이 죄다 호스를 뽑아 버렸잖니? 괜찮아요, 어차피 저는 벙어리인 걸요 엄마는 나이키를 사 준다고 서울로 가서 오늘도 빈 손으로 오셨어요 그동안 나의 키는 밑창이 다 드러났다구요 구멍난 나의 키 위로 송곳 같은 손가락들이 내 발가락을 마구 찌르고 할퀴고 달아났다구요 아직도 삼백이 남았다 느그 엄마 어딨니? 물으시던 아줌마도 나의 키를 보곤 얼른 고갤
조선 조정은 끝내 이순신을 ‘심판대’에 세웠다. 형조좌랑 강항과 비변사 부제조 황신이 이순신을 적극적으로 변호했는데도, 조정 대신은 말을 듣지 않았다. 이순신을 향한 공정하지 않은 심판은 이렇게 시작됐다. 지금은 어떤가. 여야 정치권력자들은 공정한 심판이 가능한 세상을 만들고 있는가. 이순신이 하옥된 지 하루 만인 1597년 3월 5일부터 국문이 시작됐다. 팔척 장신의 이순신은 큰 칼을 뒤집어쓴 채 금부 나졸들에게 이끌려 황토黃土마루를 지나 정릉貞陵골 의정부에 도착했다. 길가에는 식전 아침부터 수많은 백성들이 그를 보기 위해 모여들
단 하나의 백자가 있는 방조명도 없고, 울림도 없는 방이었다 이곳에 단 하나의 백자가 있다는 것을 비로소 나는 알았다 그것은 하얗고 그것은 둥글다 빛나는 것처럼 아니 빛을 빨아들이는 것처럼 있었다 나는 단 하나의 질문을 쥐고 서 있었다 백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수많은 여름이 지나갔는데 나는 그것들에 대고 백자라고 말했다 모든 것이 여전했다 조명도 없고, 울림도 없는 방에서 나는 단 하나의 여름을 발견한다 사라지면서 점층적으로 사라지게 되면서 믿을 수 없는 일은 여전히 백자로 남아 있는 그 마음 여름이 지나가면서 나는 사라졌다 빛나는
[美 달구는 틱톡 논란]틱톡 금지, 정부가 강요할 수 있나“미국 하원의 입법(틱톡금지법 통과)은 연방법원에 ‘국가 안보상의 이유(하원이 인용)’와 ‘수정헌법 제1조(표현의 자유)’를 놓고 평가하도록 강요할 수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렇게 보도했다. 미국 정부가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는 건데, 보도의 전말은 이렇다. 지난 13일 미국 하원에서는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다운로드를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이 법안에는 틱톡의 모회사인 중국의 IT 기업 바이트댄스를 향해 ‘6개월 안
전세계가 한류 열풍으로 들썩이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 대중가요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커다란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 엔터사들이 고군분투하며 글로벌 시장을 개척한 결과다. 하지만 증시에선 위험요인도 있다. 한국 증시에 상장한 중소 엔터주들이 본업과 무관한 테마주에 휘말리는 경우가 숱해서다.지난 6일, 엔터주 ‘아센디오’의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959원으로 장을 출발했는데, 1254원에 거래를 마쳤다. 무려 29.95%의 상승률을 보였다. 아센디오의 주가가 급상승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월 22일과 23일에도 이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