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저마다 독자성을 추구한다. 하지만 나를 증명할 수 있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아닌 모든 것’이다. 나를 둘러싼 타자 혹은 외부 환경과의 관계를 무시한 채 나를 설명할 순 없다. 하지만 어떤가. 우리는 한 공간에서 숨 쉬고 있으면서도 종종 외로움을 느낀다. 온전히 이해받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할 때 더욱 그렇다. 전현선 작가는 사물의 형태를 통해 삶의 문제를 포착한다. 특별한 사건도 없이 열매와 원기둥 같은 사물에 빗대 누구나 경험하는 ‘타인과의 소통’을 이야기한다. 작가는 그동안 궁금한 모든 것들을 모아 화면 위에 재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