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해전에서 왜군은 주로 등선육박 전술을 사용했습니다. 등선육박이란 적의 배로 건너가서 백병전을 하는 전술입니다. 100여년 지속된 내전으로 단련된 왜군들은 백병전에서 두려울 게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조총이라는 무기도 있었죠. 사실 등선육박이 왜군의 전유물이었던 건 아닙니다. 서구에서도 당시엔 등선육박이 기존 전술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조니뎁 주연의 영화 ‘캐리비언의 해적(Pirates of the Caribbean)’에 나오는 해상전투 장면을 떠올려 볼까요? 이 영화에서도 선박 간 함포전이
이순신은 임진왜란 후반부로 갈수록 숫자에 더 집착했습니다.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져 물자 부족이 첨예한 문제로 떠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속도의 극복 : 원거리 함포전과 거북선 어쨌거나 이순신은 일본 전함보다 느린 조선 전함의 속도를 극복하고, 일본 수군의 등선육박登船肉薄 전술을 깨뜨려야 했습니다. ‘크고 단단한’ 조선 전함의 강점은 속도 면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었던 겁니다. 조선 전함이 일본 전함보다 뛰어났다고만 알고 있는 이들에겐 이런 말이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그럼 실제 전투모습은 어땠을까요? 흥미롭게도 이순신
군함 5척 대 5척으로 싸운다면 서로 치고 받느라 승리한 쪽에도 피해가 발생합니다. 그러나 5척대 50척이 싸울 경우, 그것도 근접전이 아닌 원거리 함포전에서는 화포가 없거나 부실한 쪽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순신은 이 모든 상황을 생각하고 전투에 임했습니다. 싸우기 전에 이미 이겨 놓고 싸운 셈입니다. 그런데 이순신이 이런 전략을 사용하지 못한 경우가 두 번 있었습니다. 그중 하나가 명량해전입니다. 임진왜란 초기와 달리 명량해전 당시에는 일본군도 이순신 해전의 특성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