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권력의 ‘흑인 집사’
살아 있는 권력의 ‘흑인 집사’
  • 손구혜 문화전문기자
  • 호수 70
  • 승인 2013.12.06 0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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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랭크 in | 버틀러 : 대통령의 집사

▲ 미국 대통령의 집사 이야기를 다룬 ‘버틀러:대통령의 집사’ 중 한 장면.
‘버틀러’는 보통 대저택의 집사를 의미한다. 영화 제작자 로라 지스킨은 어느날 워싱턴 포스트지에 실린 ‘유진 앨런’의 인터뷰를 보고 이 실화를 영화로 옮기겠다고 마음 먹는다.

로라 지스킨은 ‘귀여운 여인’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스파이더맨’ ‘호빗’ 등 수많은 흥행작을 만든 제작자다. 그녀는 이 작품을 아카데미상 수상 경험이 있는 ‘프레셔스’의 리 다니엘스 감독, 드라마 ‘게임 체인지’로 2012년 에미상을 수상한 각본가 대니 스트롱과 함께 만들기로 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탄생하는 데 숱한 진통을 겪었다. 무엇보다 로라 리스킨이 제작 도중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리 다니엘스 감독과 로라 지스킨의 제작 파트너였던 팜 윌리엄스의 노력이 없었다면 ‘버틀러:대통령의 집사’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게다.

대통령의 집사인 세실 게인즈는 대통령이 8번이나 바뀌는 역사의 현장에서 묵묵히 자신의 직분을 다한다. 그는 8명의 대통령들과 평범한 일상을 나누며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가족처럼 모든 순간을 함께한다.
트루먼 대통령에게는 ‘진’이라는 애칭으로 불렸고, 레이건 대통령 시절에는 국빈급 만찬에 영부인의 초대로 참석하기도 했다. 케네디 대통령 암살 당일에는 장례식에 초청되지만 “누군가는 장례식에서 돌아오는 사람들을 보살펴야 한다”는 이유로 백악관에 남아 맡은 소임을 다하기도 했다.

‘버틀러:대통령의 집사’는 최고의 배우들이 함께했다. 주인공 세실 게인즈 역에는 ‘라스트 킹’ ‘버드’로 아카데미와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연기파 배우 포레스트 휘태커가 열연을 펼쳐 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의 아내인 글로리아 게인즈 역은 유명인사이자 토크쇼 진행자인 오프라 윈프리가 맡았다. 15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 온 오프라 윈프리는 자연스러운 연기와 당시 유행한 여성복을 선보이며 많은 사람으로부터 글로리아 그 자체라는 극찬을 들었다.

대통령과 영부인 역으로 나온 로빈 윌리엄스, 존 쿠삭, 제임스 마스던, 앨런 릭맨 등 수많은 연기자가 카메오로 흔쾌히 출연했다.

이 영화는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역사를 주인공 세실 게인즈의 시선으로 보여 준다. 미국 남부의 흑인 노예였던 세실의 아버지는 그가 어릴 때 농장 주인 아들에게 살해 당한다. 집사 교육을 받고 있던 세실은 이후 고향을 떠나 호텔에서 일하게 된다.

그의 성실함을 알아본 백악관 인사 담당자에 의해 마침내 대통령의 집사로 살아가게 된 세실. 그러나 인종차별은 여전히 존재했고 그의 아들은 흑인인권운동에 뛰어든다. 가정의 중심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아버지와 백인의 비위를 맞추는 아버지가 마음에 들지 않는 아들의 갈등은 점점 깊어간다.

영화는 8명의 대통령들이 추구했던 정치, 역사적 사건, 그리고 흑인 인권 운동의 이야기가 세실 게인즈의 삶과 맞물려 펼쳐진다. 대통령들의 곁을 말없이 지키며 그들의 마음을 움직인 단 한명의 집사, 세실 게인즈의 삶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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