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석ㆍ김윤규 청년장사꾼 공동대표

낡은 시장통이 내로라하는 맛집 골목으로 변신했다. 우리의 옛 색깔을 잃은 피맛골보다 더 예스러우면서도 ‘핫(Hot)’하다.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 얘기다. 이런 변신을 이끄는 젊은 창업자들이 있다. 불모지에 들어가 상권을 개척하는 김연석ㆍ김윤규 청년장사꾼 공동대표다.
 

▲ 지역화렁화에 앞장서고 있는 청년장사꾼 김연석(왼쪽) 대표와 김윤규 대표.
서울 경복궁 근처에 있는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 오래된 음식점들이 둥지를 튼 골목을 따라 들어가면 대낮부터 손님이 득실대는 16.5㎡(약 5평) 남짓한 공간이 있다. 시장문화기획자 김연석(32) 대표와 ‘총각네 야채가게’ 최연소 점장 출신 김윤규(26) 대표가 창업한 청년장사꾼의 점포(열정감자)로, 핵심메뉴는 케이준 감자튀김에 크림맥주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은 운명 같았다. 6년 전 인도에서 여행을 하던 중 만난 둘은 남들이 잘 가지 않는 관광지만 골라 다녔는 데도 4번이나 마주쳤다. 한국에서도 서로 다른 길을 걷다가 운명처럼 한배를 탔다.

“문화관광부의 ‘시장살리기 프로젝트 문전성시 사업’에 참여할 때 느낀 게 있어요. 정부프로젝트는 한계가 있다는 겁니다. 그런 와중에 김윤규 대표를 만나 ‘청년장사꾼’ 창업 이야기를 나눴죠. 진짜 ‘지역활성화 사업’을 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김연석 대표).”
 

 
이렇게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지난해 8월 이태원 우사단로에 ‘사원앞카페벗’을 열었다. 이태원 메인상가와 조금 떨어진 외진 상권, 그것도 이슬람사원 앞에 있는 가게인데도 유명세를 탔다.

우사단로 계단에 ‘장’을 열고, 신문 ‘월간우사단’을 발행하는 등 독특한 마케팅 덕을 톡톡히 봤다. 근처 예술인들이 ‘사원앞카페벗’을 찾기 시작한 게 대박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외진 상권에 사람들의 발걸음이 많아진 것도 성과다. ‘사원앞카페벗’이 지역상권을 살리는 데 큰 역할을 한 셈이다.

그로부터 두달 후, 두번째 청년장사꾼 점포를 열었다. 그게 바로 앞서 언급한 ‘열정감자’다. “경복궁을 사이로 두고 북촌과 서촌이 있습니다. 삼청동이 있는 북촌 지역과 달리 서촌 지역은 활성화돼 있지 않았죠. 하지만 예전의 북촌이 그랬듯 서촌 역시 소규모 공방과 작은 음식점 등이 모여 있어 콘텐트가 풍부합니다. 우리가 이곳에 열정감자를 오픈한 이유가 여기에 있죠(김연석 대표).”

가는 곳마다 ‘A급 상권’으로

▲ 공덕역 근처에 위치한 열정감자 2호점.
열정감자를 첫 오픈할 때만 해도 썰렁하던 이곳은 ‘열정감자’ 덕분인지 명소가 됐다. 주변 오래된 맛집까지 입소문을 타면서다. 최근에는 젊은 분위기의 음식점, 술집들도 하나둘 생기고 있다. A급 상권으로 발돋움한 것이다.

두 사람은 내친김에 근처에 열정꼬치(2013년 2월)와 열정골뱅이(2013년 11월)를 순차적으로 오픈했다. 올 8월에는 서울 공덕동에 열정감자 2호점도 열었다. 2년도 안 돼 청년장사꾼 5개 점포가 오픈된 셈이다. 지역전문가와 장사꾼의 만남이 시너지를 발휘했다는 얘기다.

김윤규 대표는 “메인상권이 아니거나 결점이 있는 상권에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하는 게 목표”라며 “우리가 젊은 패기를 앞세워 성공하면 용기를 얻는 지역 상인들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석 대표는 “지금은 미완의 단계지만 앞으로 지역활성화의 꿈을 차근차근 실현해 나갈 작정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청년장사꾼의 ‘위대한 도전’이 시작됐다.
김미선 기자 story@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