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뉴저지 ‘밀번 아카데미’ 장은숙 대표

▲ 장은숙 대표는 “독서를 통해 다양한 시각을 접하면 열린 사람이 된다”고 말했다.(사진=지정훈 기자)
“어려서부터 책을 많이 접하게 했습니다. 주말이면 서점에 데려갔고 크리스마스 선물도 책으로 했어요. 한국계를 비롯해 동양 학생들이 SAT(Scholastic Aptitude Testㆍ미국의 대학입학 자격시험)를 보면 대체로 독해 점수가 낮은데, 책을 많이 읽은 아이들이 독해에 강합니다.”

세 자녀를 하버드와 예일대에 보낸 재미교포 장은숙(55)씨는 그 비결로 어린 시절 독서 습관을 몸에 배게 한 것을 첫손에 꼽았다. 맏딸(30)은 예일대 졸업 후 캔터키대 의대를 거쳐 뉴저지에서 레지던트를 하고 있다. 둘째 딸(26)은 하버드대 교육대학원을 나왔고, 하버드대 경제학과를 올해 졸업한 막내(22)는 월가에서 일한다.

막내가 일곱살 때부터 4년간 그는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세 아이를 데리고 서점을 찾았다고 했다. 한 주도 거르지 않고 밤 11시까지 금요일엔 4시간, 토요일은 8시간 동안 꼬박 서점에서 책을 읽거나 과제물을 하게 했다. 토요일 저녁은 서점에서 샌드위치로 해결했다. 명문대 보내기에 관심이 많았던 그도 관련 도서를 쌓아 놓고 읽었다. 주변엔 온통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뿐이었다.

서점에 딸린 카페를 들락거리며 군것질을 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농구에 관한 책이나 읽던 막내도 차츰 다른 책을 읽기 시작했다. 세 아이는 분위기 좋은 서점의 편한 의자에 앉아 그렇게 책에 빠져들었다.

✚ 어렸을 때 책을 읽히면 뭐가 좋은가요? 몇살 때 독서를 시작하는 게 좋다고 보나요?
“어린 시절 시작하면 엄마가 아이를 통제할 수 있어 독서 습관이 몸에 배죠. 이렇게 습관이 되면 독서 스트레스가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도서관에서 빌려 보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2주일 안에 책을 반납해야 하는 부담이 따라요. 독서 습관이 몸에 배고 서가에 책이 꽂혀 있으면 언젠가는 읽게 됩니다. 1~2년 후 날씨가 궂은 어느 날 주전부리를 하면서라도 읽게 되죠. 그러면 책값의 100배 이상도 뽑을 수 있어요. 저는 손주들이 태어나면 서너 살때부터 책을 읽히려고 해요.”

 
수도원이 감옥과 다른 점은 구속에 대한 자발성이다. 독서 습관이 몸에 배면 책으로 둘러싸인 서점이 어느 날 감옥이 아니라 스트레스 없는 안식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독서에 대한 나름의 방법론이 있나요?
“읽고 싶어하는 책부터 읽혀야 합니다. 독서에 맛을 들이면 나중에 다른 책도 읽게 되죠. 주변에 엄마들 중에 서점에 데려갔다가 아이가 빈둥거리고 자신도 따분해 포기한 사람들이 있는데 그 고비를 넘겨야 돼요.”

✚ 독서의 효과가 뭐라고 보나요?
“다양한 시각을 접하면서 열린 사람이 됩니다. 그 과정에서 시야가 넓어지고 자신의 시각이 계발돼 창조적이 되죠. 또 자신의 지식이 빈약하다는 걸 깨닫게 되면서 겸손해지고 남의 것을 받아들이는 수용성이 높아져요.”

✚ 자녀를 명문대에 보낸 다른 비결이 있다면?
“수시로 긍정적인 말을 해줬습니다. 넌 정말 대단한 아이고 앞으로 대단한 사람이 될 거라고 했습니다. 착각일 수도 있지만 그렇게 믿으면 자신감이 생기고 스스로 그 기대치에 부응하게 되죠.”

장은숙씨는 뉴저지에서 밀번 아카데미라는 대입학원을 운영한다. 재미교포가 아니라 미국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SAT 대비 등을 시킨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녀 명문대 보내기를 주제로 한 책의 저술도 구상 중이다. 타깃 독자는 미국인이다.

“중국 등 외국 학생이 몰리면서 미국도 명문대 입학 경쟁이 치열합니다. 원리를 아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야 응용도 할 수 있죠. 그러자면 책을 몇 권 떼는 거보다 깊이 있게 공부를 해야 돼요.”

✚ 미국 대학에 진학하려는 한국 학생들을 위한 팁이 있다면?
“한국 학생들은 SAT보다 노력형에게 유리한 ACT(American College Testㆍ미국 대학 입학 학력고사)를 치러야 합니다.”
이필재 인터뷰 대기자 stolee@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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