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같이읽다

복합쇼핑몰이 대세다. 백화점ㆍ할인점뿐만 아니라 다양한 위락시설까지 갖추고 있어 쇼핑과 여가를 동시에 즐기려는 이들이 몰리고 있다. 한국은 이제 막 태동기에 접어들었지만 미국에는 이미 1000개가 훨씬 넘는 복합쇼핑몰이 있을 정도로 관련 산업이 발전했다.

필자는 미국 복합쇼핑몰 비즈니스의 핵심을 파악하고자 로스앤젤레스(LA) 인근 복합쇼핑몰 14곳을 이 잡듯 뒤져 조사했다. 하루에 한개 쇼핑몰을 조사한다는 원칙으로 한달가량 조사를 진행했다. 미국 대부분 대형 복합쇼핑몰은 백화점ㆍ할인점ㆍ전문점 등을 모아놓고 있는데 최근에는 게임장ㆍ테마파크ㆍ온천시설 등 각종 위락시설을 갖춰놓고 쇼핑과 여가 등을 즐기는 라이프 생활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 대부분 중소도시에 있는 복합쇼핑몰은 형태가 비슷하면서도 심플하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대부분 복합쇼핑몰은 단층으로 ‘ㅁ자형’ 또는 ‘ㅁ자+ㄷ자’형 구조다. 이들 대부분은 쇼핑몰 안쪽 가운데를 주차공간으로 만들었다.

이들 쇼핑몰을 보면 몇 가지 공톰점이 있다. 일단 대부분의 미국 쇼핑몰은 야자수로 영역(territory)을 표시한다. 상품군별 혹은 서비스군별의 영역을 야자수를 심어 놓고 고객이 알기 쉽도록 했다. 철책이나 펜스를 이용하지 않고, 야자수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게 특이할 만하다.

쇼핑몰 중앙에는 대부분 회전목마가 있다. 가족 고객들은 자연스레 회전목마 주변으로 모이고 신나는 음악을 통해 쇼핑몰에 동화된다. 쇼핑몰 중앙에 랜드마크처럼 대관람차가 있는 곳도 많다. 대부분 복합쇼핑몰곳곳에는 어메너티(amenity)라고 돼 있는 공간이 있는 데 이는 고객의 편의와 휴식을 위한 공간을 말한다. 우리나라 쇼핑몰 내 인색한 휴식공간에 비하면 천국이라고 느낄 만큼 여유 공간이 많은 게 특징이다. 특히 쇼핑몰 사이사이에 분수와 관련된 시설물이 배치돼 있고 돈을 던져 소원을 버는 곳도 있다. 고객이 편안하게 쉴 수 있어야 쇼핑이 활기차고 자연스레 지갑이 열리기 마련이다.

또한 전동스쿠터(세그웨이)를 타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경비원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이들은 2인1조로 사람들이 많은 곳을 집중적으로 돌아다니면서 범죄를 미연에 방지한다. 복합쇼핑몰 개장 방식도 눈에 띈다. 개장일에 맞춰 쇼핑몰 전체 매장이 동시에 오픈하는 게 아니라 시차를 두고 매장을 하나씩 오픈하기도 한다.

쇼핑몰을 돌아다니다 보면 간이매장(카트로 돼 있는 매장)이 많다. 이들 간이매장을 ‘키오스크(kiosk)’, 다시 말해 매대라고 하는데, 주로 액세서리류를 판매한다. 하지만 이들은 간이매장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세련되고 뛰어난 외관을 갖추고 있다. 소자본으로 복합쇼핑몰 비즈니스에 참여 가능한 사업 모델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우리나라에서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유통대기업을 중심으로 복합쇼핑몰 업태가 주류가 될 것으로 본다. 하지만 소자본으로도 복합쇼핑몰 비즈니스에 뛰어들 수 있다. 자영업자의 경우 입점 업체(테넌트)로 참여하는 식이다. 일단 마음을 먹었다면 복합쇼핑몰 건립 전부터 건설본부와 접촉해 앞으로 오픈하게 될 복합쇼핑몰의 특징과 콘셉트를 미리 알아두는 것도 좋다. 입점 준비를 위해 필요한 게 무엇인지 등을 알아두는 것도 방법이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 법이다. 먼저 나서는 이에게 기회가 주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 tigerh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