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Good & Bad

한명은 사회에 현금 100억원과 부동산 115억원 등 총 215억원을 기부했다. 그러면서도 ‘대물림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켜 행복하다’는 말을 남겼다. 이보다 멋진 말이 있을까. 정문술 전 카이스트 이사장의 얘기다. 다른 한명은 아들과 함께 비리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첫 부자 기소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그다.

Good | 정문술 전 카이스트 이사장
대물림 대신 기부를 택하다

▲ 정문술 전 이사장.[사진=더스쿠프 포토]
“무엇보다도 부를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게 돼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카이스트(KAIST)는 1월 10일 서울 리츠칼튼 호텔 금강홀에서 정문술 전 이사장과 강성모 총장 등 인사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부금 약정식을 열었다. 정 전 이사장은 이날 현금 100억원과 부동산 115억원 등 총 215억원을 카이스트에 기부하기로 약정했다. 현금은 즉시, 부동산은 5년 기한 유증 형태로 기부된다. 2001년에도 300억원을 쾌척했던 정 전 이사장은 이번 추가 기부로 총 515억원을 학교에 내놓게 됐다.

이번 기부로 정 전 이사장은 2001년 개인 기부액으로는 최대인 300억원과 함께 총 515억원을 기부하게 됐다. 이번 금액은 전액 ‘정문술 기금’으로 적립돼 미래전략대학원 육성과 ‘뇌 인지과학’ 인력양성 프로그램에 사용된다. 현재 미래전략대학원은 미래전략, 과학저널리즘, 지식재산 분야에서 석ㆍ박사 과정의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대한민국의 국제관계ㆍ경제ㆍ산업ㆍ국방ㆍ과학기술 분야에서 장기적인 전략을 통해 하버드대 케네디 스쿨과 같은 ‘싱크탱크’ 기관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날 정 전 이사장은 “2001년 당시 많은 사람들이 IT와 BT의 융합연구는 불가능하다고 말했지만 현재 카이스트는 바이오와 뇌과학 분야를 개척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기여하고 싶은 마음으로 이번 기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정문술 전 이사장은 1983년 반도체산업의 미래를 내다보고 반도체장비 제조회사인 미래산업을 창업했다. 2001년 ‘회사를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개인적 신념으로 회사 경영권을 직원에게 물려주고 스스로 은퇴한 바 있다.

Bad |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朴정부 출범 후 첫 父子 기소

▲ 조석래 회장.[사진=더스쿠프 포토]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지 3개월여 만에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을 불구속으로 재판에 넘겼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주요 재벌 총수 중 부자가 동시에 기소된 건 조 회장 일가가 처음이다. 검찰이 밝혀낸 조 회장의 범죄 액수는 회계분식 5010억원, 조세포탈 1506억원, 횡령 690억원, 위법배당 500억원으로 모두 7939억원에 달한다. 검찰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지난해 7월 재벌 총수를 처음으로 사법처리해 관심을 모았다.
 
당시 CJ 이재현 회장은 2078억원의 탈세ㆍ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어갔다. 조 회장의 범죄 액수(7939억원)에 비하면 3분의 1수준에 불과하지만 범죄 액수가 훨씬 많은 효성 오너는 구속을 피했다.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대목이다. 이를 놓고 검찰의 편파 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조 회장이 2009년 전경련 회장을 맡아 추진한 박정희기념관 설립에 대기업과 금융기관 등에 협조공문을 보내 적극적인 모금활동을 벌인 것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박정희기념관의 초대 이사장은 김기춘 현 청와대 비서실장이다.

검찰은 원칙대로 수사한 점을 강조하며 논란을 일축했다. 조 회장에 대해 한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고령의 나이ㆍ건강 등을 이유로 기각한 만큼 영장을 재청구하더라도 발부가능성이 떨어졌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만약 법원의 주된 기각 사유가 혐의 소명이나 증거자료 부족 등이었다면 보강수사를 거쳐 재청구했겠지만, 조 회장의 건강상태가 점점 악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신속히 기소해 재판을 받도록 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김은경 더스쿠프 기자 kekis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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