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Good & Bad 피플

KT의 전현직 수장의 명암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황창규 KT 회장 내정자는 TF팀을 조직하고 계열사별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이석채 라인’ 중 최고위직을 지낸 정성복 전 KT 윤리경영실장 부회장이 지난해 말 퇴진해 ‘걸림돌’까지 사라지는 분위기다. 반면 이석채 전 회장은 벼랑에 몰렸다. 검찰에 네차례나 소환됐을 뿐만 아니라 1월 중순께 기소될 것이라는 뒷말에도 시달리고 있다.

Good | 황창규 KT 회장 내정자
알아서 물러나는 ‘黃의 걸림돌’

▲ 황창규 KT 회장 내정자. [사진=더스쿠프 포토]
반도체 업계 신화로 통하던 황창규 전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사장이 ‘통신공룡’ KT의 새 수장이 된다. 1월 27일 KT 임시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공식 선임되면 2017년 정기 주주총회까지 3년간 임기를 이어가게 된다. 당초 그가 KT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직후 업계 안팎에서는 기대감과 우려가 교차했었다. 삼성 출신 CEO가 온다면 노조와의 관계가 악화될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황 내정자와 대화를 나눈 후 노조의 우려는 일단 불식됐다. 또 다른 내부 걸림돌 중 하나인 이른바 ‘이석채 라인’도 알아서 퇴진하는 분위기다. 이석채 전 회장의 낙하산 인사로 분류되던 정성복 전 KT 윤리경영실장 부회장(연구위원)이 지난 연말 임원 계약기간 만료 후 재계약을 하지 않고 회사를 떠난 것이다. 업계에서는 정 전 부회장이 황 내정자가 선임되면서 KT가 새롭게 출발하는 데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자진사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황 내정자는 앞으로 KT의 방만한 경영을 더 이상 가만두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현재는 TF팀을 통해 KT 각 본부별, 계열사별 공식적인 업무보고를 받고 지배구조 개선과 인사, 조직개편 여부, 기업 이미지 제고방안 등 본격적인 경영 구상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황 내정자가 기존 상식을 깨는 ‘신성장이론’을 찾아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집적도(용량)가 1년에 두배씩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처럼 ‘탈통신’을 넘어 ‘융합통신’으로 1년마다 2배씩 성장을 이끄는 이론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앞으로 강력한 추진력으로 개혁속도를 내면서 투명인사를 통해 KT를 바로 세우는 등 재도약을 이끌어 통신판 ‘황의 법칙’을 만들 수 있을까.

Bad | 이석채 전 KT 회장
‘이석채 낙하산’ 퇴진 신호탄 울려

▲ 이석채 KT 전 회장. [사진=더스쿠프 포토]
얼마 전까지만 해도 ‘통신공룡’ KT를 이끌던 이석채 전 회장. 그는 지금 ‘피의자 신분’으로 전락했다. 벌써 검찰에 네번이나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2013년 12월 18일, 20일, 26일, 27일 등이다. 현직은 아니지만 주요기업 회장을 네번이나 소환하는 건 보기 드문 일. 그만큼 이 전 회장은 벼랑 끝에 몰려 있다. 이 전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상여금을 과다 지급한 뒤 돌려받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과 함께 KT 사옥 39곳을 헐값에 매각한 혐의, 스크린광고 사업체인 ‘스마트애드몰’에 과다 투자한 혐의 등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아왔다.

검찰은 올 1월 중순께 이 전 회장을 다른 임원들과 함께 일괄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검찰 내부에서는 이 전 회장의 횡령, 비자금 조성 등에 연루된 임원들을 무더기로 사법처리할 경우 회사경영에 차질을 빚는 등 적잖은 부담이 있어 처벌대상과 수위를 선별하는데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 전 회장이 영입한 인물 중 가장 최고위직을 지낸 정성복 전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31일 퇴사해 이목을 끌고 있다. KT는 “임기만료로 인한 퇴사”라고 밝혔지만 ‘올레 KT(이석채 전 회장 부임 후 외부에서 영입된 임원)’ 사퇴의 신호탄이 울린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서울고등검찰청 검사 출신인 정 전 부회장은 2009년 1월 KT 부사장으로 영입됐고, 2013년 초 부회장에 올랐다. 5년 전 이 전 회장은 황창규 내정자처럼 업무파악에 여념이 없었을 게다. 아울러 ‘올레KT’ 인사를 구축하는 데 신경을 썼을 게다. 하지만 지금 KT엔 이석채도, 이석채 그림자도 없다.
김은경 더스쿠프 기자 kekisa@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