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던 일에 ‘올인’ 이번엔 먹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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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선 기자
  • 호수 77
  • 승인 2014.01.29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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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들의 선택 |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주요 회사들의 투자가 모두 끝난 상황”이라며 안정적인 성장을 강조했다. [사진=뉴시스]
‘미래투자’를 늘 강조했던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그의 꿈이자 그룹 성장동력으로 꼽았던 반도체 사업(동부하이텍) 매각에 나섰기 때문이다. 대신 금융ㆍ철강ㆍ전자ㆍ농업 등 기존 사업은 더욱 강화한다. 애물단지를 털어내고 안정적 성장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그의 선택, 어떤 결과를 낳을까.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내실을 강화하는 데 모든 역량을 쏟겠다. 최근 극심한 경기불황에 따른 자금시장 경색으로 불가피하게 구조조정을 하게 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었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1월 2일 신년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현재 동부그룹은 구조조정 작업이 한창이다. 동부는 2013년 11월 유동성 위기를 잠재우기 위해 고강도 재무구조 개선 계획안을 내놨다. 김준기 회장의 ‘꿈’이라고 불렸던 반도체 사업(동부하이텍)을 접고, 동부메탈을 매각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김 회장도 보유 계열사 지분 중 일부를 처분해 1000억원가량의 재원을 확보, 동부제철 유상증자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1983년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사업은 쉽지 않았다. 위기가 있을 때마다 김 회장은 “시스템반도체 사업은 국가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며 “어떤 위험이 따르더라도 사업에 도전할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2009년 10월엔 동부하이텍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사재 3500억원을 출연했다.

하지만 1997년 동부전자로 새롭게 출발한 동부하이텍은 이후 단한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 48억원을 기록,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넘봤을 뿐이다. 반면 그동안 투자한 돈은 2조원이 넘는다. 이 때문에 반도체는 김준기 회장의 ‘꿈’이자 동부그룹의 ‘골칫거리’로 여겨졌다. 이후 동부그룹 유동성 위기설이 떠돌았고, 적자를 내고 있는 동부하이텍이 주범으로 지목됐다.

김준기 회장이 동부하이텍 매각이라는 과감한 선택을 한 것이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반도체부문의 향후 투자에 대한 금융권의 계속되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불가피하게 매각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 [더스쿠프 그래픽]
동부는 이번 재무구조 계획안을 통해 20 15년까지 3조원의 자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차입금 규모가 큰 동부하이텍과 동부메탈을 매각하면 현재 6조3000억원 규모인 차입금이 2조9000억원대로 줄어든다. 부채비율도 270%에서 170% 수준으로 낮아져 재무 건전성을 높일 수 있다.

동시에 동부는 금융, 철강, 전자, 농업ㆍ바이오 4개 부문을 그룹 핵심 사업으로 성장시킨다는 방안이다. 전자분야는 부품사업인 반도체부문을 매각하는 대신 가전ㆍ로봇ㆍLED(발광다이오드) 등 세트사업 중심의 B2C 분야에 집중한다. 농업ㆍ바이오분야는 기존 농자재분야의 확고한 사업경쟁력을 바탕으로 바이오분야를 집중 육성한다.

철강분야는 합금철부문을 매각하고, 전기로제철사업의 안착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특히 동부제철은 인천공장과 당진항만을 매각하는 등 자구노력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여 나간다. 금융분야는 동부화재, 동부생명을 중심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진출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룹 신성장동력이라고 강조했던 반도체 사업을 접고, 금융ㆍ철강ㆍ전자ㆍ농업 등 기존 사업 강화에 나선 김준기 회장. 그는 최근 “주요 회사들의 투자가 모두 끝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래’에 대한 투자보다는 ‘안정적 성장’에 무게를 둔 김 회장의 선택은 과연 어떤 결과를 초래할까.
박용선 더스쿠프 기자 brav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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