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거꾸로 보는 오페라 | 페도라 ②

▲ 비극적 줄거리를 담은 페도라는 파리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사진=뉴시스]
그 무렵, 페도라의 집으로 돌아온 이파노프. 그는 블라디미로 백작의 과거를 폭로한다. “그는 내 부인의 숨은 애인이었어요. 페도라 공주와 결혼하기 직전까지도 두 사람은 밀회를 즐겼죠.” 그 증거로 블라디미로가 이파노프의 부인에게 보낸 편지들을 보여준다. 이를 본 페도라는 사랑했던 애인이 증오의 대상으로 바뀌었음을 느끼면서 이파노프에 대한 동정심이 싹튼다. 그러면서 이파노프의 충실한 감정에 깊은 연민은 느낀다. 페도라는 그날 밤 이파노프를 자신의 집에 머물 것을 권하면서 그를 체포하려던 계획을 접는다.

3막 페도라의 스위스 별장=페도라, 이파노프 두 사람은 행복하게 지낸다. 하지만 페도라가 블라디미로의 죽음에 복수를 할 요량으로 러시아에 보낸 서신 때문에 이파노프의 집안에 비극적인 일이 발생한다. 이파노프의 형은 체포돼 형무소에서 죽는다. 그의 죽음을 비관한 어머니마저 사망한다. 이런 비극을 까맣게 모르고 있던 이파노프는 자신의 친구 바로프의 편지를 통해 관련 사실을 알게 된다. 그 편지에는 이런 내용이 쓰여 있다. “… 파리에 살고 있는 본명을 알 수 없는 여인이 꾸민 일이다. 그 여인을 찾는 것은 무척 어려울 것이다. 아는건 세례명밖에 없다….”

금지된 사랑의 비극

문제의 여자는 페도라다. 그녀는 이파노프가 자신이 일을 꾸민 걸 알게 될까봐 전전긍긍한다. 그러면서 이파노프에게 자비를 청한다. 하지만 이파노프는 “Quella donna!!(그 나쁜 여인)”이라고 부르짖으면서 절규를 할 뿐이다. 페도라는 자신이 저지른 일을 이파노프가 알게 될 것이 두려워 독약을 마신다. 이파노프는 페도라가 왜 목숨을 버리려 했는지 알게 됐지만 때는 늦었다. 페도라는 이파노프에게 용서를 빌면서 숨을 거둔다. “차갑게 식어가는 나의 입술을 당신의 키스로 덥혀줘요. 이파노프! 사랑해!” 애절한 사랑고백은 혼절할 듯 아련해진다. 사랑해서는 안될 사랑, 그러나 참을 수 없었던 사랑, 비극이 막을 내린다.
김현정 체칠리아 sny4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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